경기도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절반이 넘는 인원이 계약 기간이 끝나면 직장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 계약직 신분으로, 10명 중 3명은 불분명한 계약 연장 탓에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지난 5월 10~22일 도내 보육교직원(담임교사, 연장보육 전담교사, 보조교사) 1천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도내 보육교직원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3%(581명)가 기간을 정하고 고용 계약을 체결했다. 도내 전체 보육교직원은 약 9만2천 명으로, 이는 전국 약 32만1천 명의 28%다.

계약직 581명 중 94%(547명)의 계약 기간은 2년 미만이었다. 1년 미만 36명, 1년 이상 1년 6개월 미만 476명, 1년 6개월 이상 2년 미만 35명이다.

계약직 581명에게 고용 계약 기간이 끝난 뒤 갱신 가능 여부를 물은 결과, 66%(385명)만 ‘희망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나머지 34%(196명)는 ‘원장 재량에 달려 불확실하다’, ‘모른다’, ‘불가능하다’고 답해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였다.

보육교직원의 하루 휴게시간은 평균 34.9분이었다. 배식과 식습관 지도 때문에 제대로 쉬기 어려운 여건 탓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보육실 내부에서 휴식을 취했고, 쉬는 시간마저도 45.5%는 ‘보육일지를 비롯한 업무’, 11.5%는 ‘아이들 관찰하며 대기’하느라 쉬는 시간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했다.

부당행위 경험을 묻자 폐쇄회로(CC)TV 감시(195명), 부당 지시(121명), 명예훼손(71명), 폭언(69명) 들을 꼽았다.

김미정 재단 연구위원은 "보육교직원의 노동권익을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가 곧 영·유아들에게 최선의 보육환경이 된다"며 "다른 직군과 견줘 소외된 현장 보육교사들의 목소리를 더 꼼꼼히 살피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민기 기자 mk1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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