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이 1998년부터 운영한 백령 도축장을 폐업하기로 했다. 사진은 백령 도축장 전경.  <옹진군 제공>
인천시 옹진군이 1998년부터 운영한 백령 도축장을 폐업하기로 했다. 사진은 백령 도축장 전경. <옹진군 제공>

서해5도에서 하나뿐인 ‘백령 도축장’이 수년간 휴업을 연장한 끝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6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백령면 진촌리에서 공공시설로 운영하던 백령 도축장을 폐업처리할 예정이다.

도축장은 1998년 1천983㎡ 터에 조성해 2017년까지 20년간 운영했지만, 2018년부터 지금까지 휴업 중이다. 관련법에 따른 도축시설 기준과 방류수 배출허용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운영 중단을 결정할 2017년 당시에는 일부 주민들이 도축장 폐쇄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군은 바로 폐업 결정을 못하고 해마다 시에 휴업 연장을 신고했다.

5년간 휴업을 이어온 군은 그동안 지역 축산업 상황과 예산 부담, 민원을 고려해 결국 폐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시설은 도축장 이용률에 견줘 시설비, 운영비 같은 예산 부담이 크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휴업에 들어갈 때도 시설을 개·보수하려면 3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반면 시설 이용률은 한우 위주의 축산업 변화 때문에 갈수록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백령 도축장은 2017년 돼지 1천709마리, 염소 42마리, 소 36마리를 도축했다. 휴업한 뒤에는 도축운송료를 지원받아 육지에서 도축을 하지만, 바닷길을 건너는 데 부담을 느낀 상당수 양돈농가가 폐업을 선택했다. 백령면 마지막 양돈농가 역시 도축장 폐업과 비슷한 시기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군은 방치된 도축장이 마을 경관을 훼손한다고 보고 폐업 이후 시설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방안을 찾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도축장 운영을 중단한 이후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달 말이나 10월 초까지 시에 폐업신고를 하려 한다"고 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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