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후보2

107분 / 코미디 / 12세 관람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떨어지며 쫄딱 망해 백수가 된 ‘주상숙’은 우연히 바다에 빠진 한 청년을 구한 일이 뉴스를 타며 고향에서 화려한 복귀 기회를 잡는다. 언론 보도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그는 강원도지사로 정치인생 2막을 시작한다.

 당선 직후 ‘도정(道政) 쇄신’에 대한 상숙의 의지는 굳건하다. 기존 사업을 모두 재검토하며 혈세가 낭비되진 않는지, 혹여나 투기꾼의 배만 불리는 건 아닌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10분 단위로 짜인 빡빡한 일정도 척척 소화해 낸다.

 하지만 머지않아 위기가 찾아온다. 진행되던 건설사업이 모조리 중단되자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항의하는 도민들이 늘어나면서다. 상숙의 행보에는 ‘무모함’이란 수식어가 붙고, 도지사로서의 입지는 점차 위태로워진다.

 그런 상숙에게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 이는 강원도청 건설교통국장 조태주다. 상숙의 신뢰를 얻은 그는 연임을 위해서는 토지사업이 필요하다며 강릉의 새 랜드마크가 될 ‘르 강릉’ 사업 허가를 받아낸다.

 태주의 조력에 힘입어 상숙의 지지율은 점차 올라가고, 강원도는 지자체 평가 1위까지 오른다. 다시 권력의 맛을 본 상숙은 연임을 핑계로 ‘르 강릉’ 때문에 물고기들이 떼죽임당한다는 걸 알면서도 눈을 감는다. 정직하면 할수록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지지율 앞에 다시 거짓말쟁이가 되기를 선택했다.

 그 순간 운명처럼 상숙은 다시 한번 거짓말을 못하는 상태로 변한다. 이번엔 주상숙의 비서실장 박희철까지 함께 ‘진실의 입’을 갖게 되며 상숙의 도지사 연임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다.

 같은 위기상황을 다시 마주한 상숙의 업그레이드된 대처 방식은 상상 이상이다. 불가피한 순간에는 쓰러져 버리거나 혀를 깨물려 시도하기도 한다. 뜻을 알지 못하는 외국어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영화 ‘정직한 후보 2’는 거짓말을 못하게 된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전편의 포맷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새로운 인물과 설정을 더해 보다 큰 웃음을 선사한다. 28일 개봉.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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