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하루살이 퇴치를 위한 대형 끈끈이 트랩.

남양주시 와부읍엔 일명 ‘팅커벨’이 있다. 귀여운 이름과 달리 시민 삶의 질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팅커벨의 정식 명칭은 ‘동양하루살이’다.

인간이 자행한 환경 파괴가 개체 수 급증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수년째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지만, 여전히 동양하루살이는 와부지역에서 기승을 부린다.

다행히 주광덕 시장 취임 이후 대응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동안 동양하루살이가 발생한 이후 ‘사멸(死滅)’시키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발생 이전 단계에서 억제하는 과학 접근법이 도입된다. 자연과 올바른 공존 방법을 찾는 남양주시를 들여다봤다.

# 눈에 띄게 줄어든 동양하루살이

동양하루살이는 유속이 완만하고 오염되지 않은 강의 모래바닥을 좋아하며, 주로 봄에서 여름까지 10∼30회 탈피 과정을 거쳐 성충으로 진화한다. 성충이 불빛을 따라 군무를 하면서 짝짓기를 하면 알 2천∼3천 개를 산란한다.

자연스러운 생명체가 시민 안전을 위협한 까닭은 약을 뿌리지 못하는 상수원보호구역 특성이 작용한다. 더구나 와부읍은 방제가 안 돼 2007년부터 시민이 걷기조차 힘들 만큼 개체 수가 폭증했다.

강변과 도심에 출몰하는 동양하루살이 개체 수를 줄이는 데 막대한 인력과 예산이 투입됐다. 2020년 5월 동양하루살이 피해대책추진TF를 구성하고 유충 방제를 위해 한강물을 뒤집거나 포충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선 하상 준설부터 상위 포식자 방류, 수목 정비, 친환경 방역, 가로보안등 교체, 상시 모니터링 같은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다. 좀 더 들여다보면 끈끈이트랩 60곳, 포충기 143대, 대형 스크린 1개를 설치하고 방역소독 용역업체가 한꺼번에 집중 방역을 했다.

문제는 한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동양하루살이를 보는 시민들이 실제 개체 수가 줄었는지 의문을 품는다는 점이다.

# 사후약방문은 이제 그만

주광덕 시장은 취임 직후인 7월 부서별 업무보고 자리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동양하루살이 개체 수만 줄이는 방안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이달 초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동양하루살이 방제와 예찰 활동, 그 밖에 34개 주요 현안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해마다 반복하는 문제를 시민들이 이해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두도록 대책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에 동양하루살이의 유전자 정보와 집단 유전학 연구 경험이 있는 고려대학교 한국곤충연구소 전문 연구진과 국내 굴지의 해충 방제 솔루션을 보유한 ㈜세스코와 산·관·학 대응체계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첨단 방제 시스템 도입을 목적으로 이달 중 동양하루살이 방제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시민 불편을 없애고 신뢰할 만한 과학 방제대책에 전념한다는 각오다.

그 뿐만 아니라 주 시장은 와부지역 커뮤니티 간담회나 지역 방문인사회에서 와부읍에 강한 애정을 보였다. 도시 기반이 취약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할 다양한 시책을 고민하고 시민시장시대에 부응하는 적극행정을 솔선수범해 공직사회 화합을 강화하고 나섰다.

# 자연과 공생

동양하루살이에 대한 산·관·학 대응체계는 할 일을 명확하게 나누고 긴밀하게 접근한 점이 특징이다.

고려대가 동양하루살이 데이터 수집과 생태환경 분석 연구용역을 추진해 발원지를 찾는 데 주력한다. ㈜세스코는 연구 결과에 맞춰 첨단 방제 기술을 개발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현장에 적용한다.

일련의 모든 과정은 시의 행정 지원에서 시작되며, 3년 이상 계속 기술을 적용할 만한 완벽한 ‘테스트베드(Test Bed)’를 제공한다는 데 큰 뜻이 있다.

이미 8월 말께 ㈜세스코 본사에서 방제 기술을 눈으로 살피고, 동양하루살이 친환경 방제 솔루션 개발을 위해 협력 방안까지 논의한 상태다.

더구나 2급수 이상에 사는 특성상 남양주뿐만 아니라 여주시·양평군·하남시, 서울 강동구·송파구, 강원도 춘천시 들 전국 모든 지역에 도입 가능한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협력도 기대해 볼 만하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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