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이 계획한 새 도시 수원에서 정조 효심과 부국강병 꿈이 227년 만에 되살아난다.

 수원시 대표 문화관광축제 ‘수원화성문화제’가 오는 7∼9일 막을 올린다. 59번째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이후 온라인으로 대체했던 축제가 3년 만에 정상으로 열려 59년의 역사를 이어간다. 수원화성문화제 행사 기간 중 ‘백미’라 할 만한 ‘정조대왕능행차’도 3년 만에 시민들을 만난다.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활용해 23일까지 펼치는 ‘2022 힐링폴링 수원화성’ 핵심 축제 2개가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특별한 잔치로 시민들 오감을 만족시킬 예정이다.

수원화성의 북문인 장안문을 지나는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 지난 2019년 행사 장면. <수원시 제공>
수원화성의 북문인 장안문을 지나는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 지난 2019년 행사 장면. <수원시 제공>

# 시민이 만드는 전통과 현대 컬래버…수원화성문화제

제59회 수원화성문화제는 7~9일 3일간 연무대 국궁터와 화성행궁, 화성광장, 그 밖에 수원화성 일원에서 10여 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표 프로그램은 개막공연 야조와 진찬연 공연, 시민놀이터 성안에서 놀~장(場) 세 가지다.

가장 먼저 열리는 프로그램은 ‘봉수당 진찬연 이야기’다. 7일 오후 5시부터 행궁광장 쉼터 무대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공연은 정조대왕 어머니인 혜경궁홍씨 진찬연을 소재로 한다.

정조대왕 효심만큼 성대했던 잔치를 재현하는 전통 공연들이 수원화성문화제 시작을 알리며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본 공연에 앞서 오후 2시와 4시 화성행궁 좌익문과 중앙문 사이에서 열리는 ‘이야기극 효를 행하다:아름다운, 짓다’는 샌드아트와 종이회전연극으로 진찬연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설명하니 예습하면 좋다.

주 공연인 ‘야조:정조, 새로운 세상을 열다’는 연무대 국궁터에서 7∼8일 오후 7시 30분께 막을 올린다. 가을 정경이 내려앉은 연무대를 배경으로 정조대왕 개혁 의지와 부국강병 꿈을 담은 화려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수원시립공연단이 중심이 된 군사훈련과 장용영, 무예24기를 활용한 프로그램은 빛과 영상 같은 다양한 공연 기법을 더해 더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400대에 이르는 드론을 활용해 밤하늘을 무대로 첨단 퍼포먼스를 펼치는 드론쇼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더구나 올해 공연은 수원시와 민선8기를 시작한 수원의 새로운 출발과 미래상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다.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프로그램들은 시민 참여 폭을 확대해 기대를 모은다. 시민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한 ‘시민놀이터 성안에서 놀~장(場)’은 8~10일 3일간 열린다.

수원화성문화제 추진위원회가 시민 공모로 선정한 프로그램들이 시민 참여를 기다린다. 연휴기간 오후 1~7시 행궁광장에서 6개 프로그램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체험은 ▶전통 매듭 방식을 활용해 마스크 줄을 만드는 ‘마스크에 전통을 입히자(두드려)’ ▶폐가죽을 재활용하는 공예활동 ‘나만의 화성 만들기(공예문화협회)’ ▶수원화성을 모티브로 만든 보드게임 체험 ‘정조, 수원을 품다(수원시마을교육공동체협의회)’ ▶고무신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을 하는 ‘힐링폴링 고무신을 타고 수원화성으로(수원시어린이집협의회)’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 ‘수원화성 문화로 마음을 만들다(두드림마음학교)’ ▶화성성역의궤를 기반으로 게임을 접목한 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 ‘정조 꿈과 미래-의궤에서 발견한 보물(깊은생각교육)’ 들이다.

이와 함께 10·15·16·22일에는 행궁광장 쉼터 무대에서 인형뮤지컬, 대취타, 스토리텔링, 전통무용, 그림연극 들 시민 공연이 열린다.

이 밖에도 정조대왕과 예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야기콘서트 정조실감’, 과거시험을 재해석해 재현하는 ‘뭔가 좀 색다른 과거시험 보는 날’, 마술과 차력으로 정조와 수원화성 이야기를 전하는 ‘예술보부상 전기수’, 음악과 향으로 정조대왕 이야기를 나누는 ‘정조의 기억’, 지역 작가들의 야외 전시와 체험 ‘꿈꾸는 수원화성’도 시민을 기다린다.

7~8일 오후 7시 반에 열리는 주 공연인 ‘정조, 새로운 세상을 열다’
7~8일 오후 7시 반에 열리는 주 공연인 ‘정조, 새로운 세상을 열다’

# 227년 전 을묘원행 완벽한 재현…정조대왕 능행차

정조 효심과 부국강병 의지가 응축된 1795년 을묘원행을 완벽하게 재현한 대규모 퍼레이드 ‘정조대왕 능행차’는 다채로운 볼거리로 시민들 일상을 회복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홍씨 회갑을 기념해 을묘년(1795년)에 8일간 대규모 행차를 한 ‘을묘원행’이 모티브다. 수원시가 1974년부터 이를 재현하기 시작한 뒤 꾸준하게 수원 자랑이자 시민 사랑을 듬뿍 받는 축제로 확대·발전했다. 

그 뿐만 아니라 2016년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화성 구간, 2017년 화성 융릉까지 59.2㎞ 구간을 완벽하게 복원하며 대한민국 대표 축제는 물론 국제 문화 축제로 인정받았다.

이후 코로나19 위기를 맞았던 능행차는 2회 연속 온라인으로 명맥을 이어 올해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올해 능행차는 8일 서울 창덕궁에서 시작해 9일 수원 화성행궁과 화성 융릉에 도착한다. 1일 차인 8일 오전 10시 창덕궁에서 출궁의식을 시작으로 출발하는 행렬은 율곡로~세종대로~광화문광장~미디어 배다리~노들섬~금천구청 앞을 거쳐 오후 5시 30분 시흥행궁에 도착한다. 

이튿날인 9일 진행되는 2일 차 경기도 구간은 2개로 나눠진다. 더구나 ▶시흥행궁을 출발해 안양시~군포시~의왕시~수원시를 통과하는 수원 구간(32.2㎞) ▶아버지의 묘인 융릉까지를 연결하는 화성구간(7.4㎞) 2개 행렬이 동시 운영된다.

공동 재현 전체 프로그램에는 출연진 3천 명 이상과 말 345필이 동원되며, 각 구간 지자체별 다양한 문화행사가 시민들을 인인화락(人人和樂)의 길로 이끌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행진은 수원 구간이다.

역사와 전통이 깊은 수원행행 구간은 ▶노송지대~종합운동장(4.5㎞) ▶종합운동장~장안문~화성행궁~연무대(3.1㎞) ▶화성행궁~대황교동(5.9㎞) 3개로 나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9일 오후 1시 30분부터 노송지대에서는 당시 총리대신 채제공이 왕의 행렬을 맞이하는 모습을 재현하는 ‘총리대신 정조맞이’가 1구간 주요 관람 포인트다.

오후 2시 사전 행사로 시작되는 2구간에서 능행차는 화려함의 정점을 보여 준다. 출연진 1천200여 명, 말 111필, 취타대 4개 팀이 투입되는 핵심 중 핵심이다. 깃발무, 파발마, 군문의식 같은 볼거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장안문에서 오후 4시 20분 ‘수원유수 정조맞이’는 이재준 수원시장이 수원유수로 변신해 정조대왕을 맞는다.

7일 첫 프로그램인 혜경궁홍씨 회갑연을 재현한 ‘봉수당 진찬연’
7일 첫 프로그램인 혜경궁홍씨 회갑연을 재현한 ‘봉수당 진찬연’

이와 함께 행렬 내내 풍물단, 의장대 공연이 쉴 틈 없이 진행돼 흥을 이어간다.

오후 4시 50분 여민각에서는 왕의 행차 중 장구와 꽹과리를 치며 등장한 백성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상황극 ‘격쟁’, 갑자기 나타난 자객을 막아내는 호위부대 장용영을 재현한 ‘자객대적공방전’도 열린다. 이후 행렬은 오후 6시 시민들과 함께 대동놀이 한마당을 펼치며 행궁광장을 수놓는다.

3구간은 1·2구간에 앞서 9일 오전 9시 화성행궁에서 대황교동으로 향한다. 융릉으로 참배를 가는 왕의 행렬이 출궁의식을 거쳐 출발한 뒤 대황교동에서 오전 11시 화성시 구간 능행차 행렬과 교대하며 수원 구간을 마무리한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그동안 자연재난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민 집단지성으로 수원화성문화제가 새로운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며 "시민의 축제 수원화성문화제를 모두 함께 즐겨 주기 바란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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