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 한 식자재마트에서 판매 중인 배추가 세 포기 한 망에 3만 원 꼴이다.

"배추 가격 떨어진다더니, 아직도 한 포기에 1만 원이나 하네요. 다른 채소 물가도 언제 떨어질지 모르겠습니다."

5일 수원특례시 한 마트의 채소 코너에서 만난 정모(35)씨는 카트에 배추를 담으려다 말았다. 이날 배추 가격은 세 포기 담긴 망 하나에 3만 원. 한 포기에 1만 원꼴이다.

정 씨는 "인터넷이나 방송에서는 배추 가격이 떨어진다고 얘기하지만, 그럴 기미가 안 보인다"며 "도매 가격만 떨어지면 뭐하나. 당장 소비자들에게는 아무 느낌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부분 채소 가격도 오른 뒤 떨어지지 않는다. 시민들의 장바구니에는 채소보다 참치, 라면 등 공산품이 주로 담겼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배추 도매 가격 하락이 소매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5일 기준 배추 10㎏의 도매 가격은 평균 2만4천 원으로 전월보다 30%가량 하락했으나 소매가격은 전월 대비 오히려 4.3% 상승했다. 수원이나 의정부·인천 등 주요 도시에서 배추 한 포기당 7천500원에서 1만 원으로 거래되면서 가격 안정이 이뤄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채소 가격 상승은 고물가를 견인하는 요소 중 하나다.

경인지방통계청이 조사한 ‘9월 경기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7(2020=100)로 전월 대비 0.3%,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상승했다.

이 중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1.7%, 전년 동월 대비 6.4% 각각 올랐다. 특히 작황이 좋지 않은 배추와 무가 90%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채소류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경인지방통계청 관계자는 "물가 급등세는 일정 부분 잦아들었지만 5%대 후반의 고물가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창현 기자 b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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