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ESG 경영을 해야 한다고 떠들썩하다. 누구와 대화를 해도, TV를 켜도, 라디오에서도, 컴퓨터를 검색하다가도, 신문을 봐도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ESG다. "ESG는 도대체 뭔가?"에서부터 "왜 해야 하지?", "하지 않으면?", "ESG를 한다면 어떻게 하는 거지?", "어렵지는 않은가?" 등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지난주 풍속 시속 250㎞의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허리케인이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를 강타했고, 일전에 40℃가 넘는 기상이변의 무더위로 유럽 일부 나라는 몸살을 앓았으며, 가뭄에 태풍에 홍수에 지진에 혼비백산 경황이 없는 중국을 비롯해 태풍이 불어올 때마다 숨죽이고 긴장하는 우리를 포함한 동남아 태평양 연안국가들, 이러한 기상이변에 자유로운 나라는 거의 없다. 

기상이변은 짧은 신호이고 징후에 불과하다. 위험경보이고 작은 촉(觸)이다. 잠시 높았다가 낮아지는 파고처럼 보였다가 사라진다. 이 작은 파고 너머에는 무시무시한 크기의 대양이 서서히 그리고 크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구라는 냄비에 담긴 물은 줄곧 데워지고 있다. 주범은 온실가스다. 지구 주위를 둘러싼 탄소의 두꺼운 층이 냄비뚜껑 역할을 한다. 온난화 상황에서 대양의 수분이 증발하면 상승기류의 기단을 형성하게 되고, 기단끼리 충돌하므로 이른바 기상이변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기상이변은 인위적으로 우리가 만들어 낸 이슈이다. 풀어야 할 숙제다. 

지금까지 기업과 인간은 탄소와 메탄을 내뿜으면서 성장·발전해 왔다. 기업은 이익을 남겨야 생존할 수 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의 결과다. 기업의 환경은 전쟁터다. 기술을 개발하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값싸게 제공하기 위해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달려온 역동적 여정의 결과다. 그러나 현 세대는 미래 세대와 공존하며 지속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훼손시키지 않고 유지·보존·향상해야 할 사회, 환경, 경제적 자산과 자원이 많다. 우선 환경적 이슈, 사회적 이슈 그리고 투명한 의사결정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는 게 중론이다. ESG를 해야 하는 이유다. 

첫 번째 이유는 돈을 가진 자인 투자자와 채권자가 ESG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돈의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다. 필수적이고 민감하며 생존을 위한 본능이다. 투자자나 채권자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그들의 관점에서 분석해 보니 ESG를 잘 실천하는 회사가 돈도 잘 벌기 때문에 투자하고 빌려 주는 것이다. 환경도 생각하고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 않을 뿐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투명한 의사결정으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ESG를 실천하지 않으면 공급망 사슬(Supply Chain)의 거래조건에서 제외돼 지속적인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 다. 수출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SG 경영에 대한 고객사의 평가우위를 확보하고 안정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돈을 쥔 소비자의 요구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의 33%를 차지하며 착한 기업의 제품을 애용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리필 용품을 소비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뿐 아니라 ESG 경영을 하는 기업에 취업하기까지 원하는 MZ세대들이 있다. 이들은 보이콧(Boycott)을 해 기업을 ‘혼쭐’내기도 하지만 바이콧(Buycott)해 ‘돈쭐’도 낼 줄 아는 소비자군 역할을 한다. 

이 밖에 투명한 의사결정 지배구조를 갖춰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구성원의 다양한 격차와 차별을 해소하므로 좋은 평판을 조성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거기에다가 ESG를 하지 않으면 공공구매조달입찰에서 제외될 수도 있고, 법적 규제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채찍과 당근이 존재한다. 잘 지켜지면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율의 인하와 저리 융자와 같은 정부 지원 대상이 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기업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은 차별과 격차 해소를 위한 지속 노력으로 성장·발전한다. 이것이 ESG의 최종 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사회·환경 등의 자원을 낭비하거나 훼손하지 않게 하고, 지속가능성 개념에 기초한 경제성장과 사회의 안정과 통합, 환경보전이 균형을 이루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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