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구직자 57.8% "연령제한으로 지원 포기 경험 있다"

2002-08-30     기호일보
여성 구직자의 과반이 채용기관의 연령제한 때문에 지원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는 지난 6월15일부터 보름간 서울지역 남녀 510명(20세 이상)을 대상으로 연령제한에 대한 국민의식을 조사했다.
 
30일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 구직자의 57.8%가 연령제한 탓에 아예 지원을 포기했다. 이는 남성의 38.7%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지원했다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서류심사나 면접에서 탈락했다는 경우도 여성 29.0%, 남성 22.0%에 달했다.
 
채용시 연령제한 규정에 대해 86.1%가 부당하다(`매우' 48.6%, `그런 편' 37.5%)는 견해를 피력했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을 종용하는 등 연령을 기준으로한 퇴직순위 결정에도 91.6%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여협이 지난 6월10일부터 1개월간 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Work-net'과 인크루트, 스카우트, 휴먼피아 등 민간 채용사이트의 구인·채용광고를 모니터한 결과 전체 1만1천188건 가운데 6천112건(54.6%)이 연령제한을 두고 있었다.
 
특히 사무 관련직과 서비스직 구인광고는 3분의 1 가량이 20대 초반에서 연령을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기업인 S그룹도 3급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만 20~29세로 연령을 제한한 인력채용 규정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이 작년 8월 27일부터 한달 반에 걸쳐 경인지역의 사업체 1천3곳(50인 이상)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에서도 47.0%의 경우가 연령제한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여협 주최로 열린 `모집·채용에서의 연령제한과 여성노동권' 전문가 워크숍에서 “업무에 필요한 능력 이외의 조건 때문에 취업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은 차별로, 철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