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청사 파괴 비난

2002-09-23     기호일보
【워싱턴·런던 AP·AFP=연합】이스라엘군이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를 파괴하는 초강경 조치에 나서자 아랍권은 물론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도 우려와 함께 반대성명을 잇따라 내놓는 등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은 이스라엘군이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머물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를 포위 공격하는 것은 중동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니 마모 백악관 대변인은 “(자치정부 청사) 주변에서의 이스라엘측 행동은 테러리스트들의 폭력을 줄이거나 팔레스타인 개혁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지않는다”며 “이스라엘은 미국이 지난 6월24일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의) 연설에서 밝힌 목표를 염두에 두고 현재 진행중인 행동의 결과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모 대변인은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도 테러리스트들의 폭력이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위한 열망을 크게 훼손시킨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며 “팔레스타인도 테러공격을 중단시키는 모든 행동을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아라파트 수반이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포위공격은 정당화되지도 않고 나아가 팔레스타인의 테러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로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의 라말라 청사 포위공격이 계속되는 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이스라엘 주재 영국) 대사로 하여금 이같은 우려를 이스라엘 정부측에 바로 전달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안나 린드 스웨덴 외무장관도 “아라파트 수반의 개인적인 안전문제가 걱정이 된다”며 이스라엘이 자제, 봉쇄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리스도 이날 외무부 성명을 통해 조지 파판드레우 외무장관이 아라파트 수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그리스 정부의 지원 의사를 표시하면서, (아라파트 수반이)팔레스타인 국민의 합법적인 지도자임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이집트, 요르단을 비롯해 아랍권은 이스라엘군의 라말라 청사 포위공격이 유혈 보복의 악순환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란도 국제사회가 나서서 이스라엘군이 포위공격을 끝내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아랍연맹은 23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이스라엘군의 3일간에 걸친 자치정부 청사 공격에 대해 집중 논의하고 “공동보조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고 아랍연맹 대변인이 전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수크루 시나 구렐 터키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터키 외교관이 전했다.
 
이에 대해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CNN과 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아라파트 수반을 추방하거나 해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이 폭력행위를 종식시키고 다른 지도자가 들어설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비등하자 아라파트 수반이 3일째 갇혀있는 라말라 청사에 대한 파괴를 중단했다고 군 소식통이 이날 전했다.
 
한편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비롯해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등에서는 아라파트 수반을 지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베이루트 남쪽 난민촌에서는 100여명의 무장요원을 포함해 약 1천명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가두행진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