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땅’ 여태 걸어다녔다

시민들이 많이 찾는 부영공원 ‘다시옥신 오염’ 사실 증명

2012-08-23     양광범 기자

부평 미군기지(캠프 마켓) 인근인 부영공원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dioxine)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부영공원은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곳으로, 그동안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꾸준히 제기해 왔던 다이옥신 오염 가능성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지난 2월부터 환경오염 조사가 진행 중인 인천시 부평구 부평 미군기지 주변 부영공원에서 국내 평균치보다 높은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23일 시민들이 토양오염 시료 채취가 진행됐던 부영공원 운동장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최종철 기자



이와 관련, 다음 달 초 정확한 조사 결과가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23일 부평구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한국농어촌공사 환경지질처가 부평 미군기지 인근 지역의 환경오염 개연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용역조사를 담당해 왔다.

이 기관은 최근 다이옥신 오염 여부를 정밀 분석키 위해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부영공원 28곳과 가장 심한 오염이 의심되는 DRMO(군수품재활용센터) 11곳, 기타 미군부대 주변 지역 8곳 등 모두 47개 지점에서 정밀 화학분석 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47곳 가운데 8곳에서 국내 평균 농도인 2.280pg-TEQ/g(독성등가환산농도)보다 높은 수치의 다이옥신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토양에 대한 다이옥신 기준이 없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2009년 환경부가 다이옥신 오염이 예상되는 인천시 남구 도화동 기계공업단지와 서구 왕길동의 한 아파트 단지 등 2곳을 포함, 전국 57개 지점에서 조사한 다이옥신 환산 농도의 평균치를 비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하는 다이옥신은 몸에 축적되면 면역체계에 이상을 가져오기도 하고 호르몬 조절 기능에 변화를 줘 간암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돼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평구 관계자는 “다음 달 초순께 한국농어촌공사, 민관공동조사단 공동으로 미군기지 주변 환경오염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다이옥신 단위 ‘pg-TEQ/g’=건조한 토양 1g에 들어있는 다이옥신을 독성등가환산농도로 계산해 1조분의 1g으로 나타내는 단위. TEQ는 토양이 다이옥신 200여 종 가운데 어떤 종에 얼마나 오염됐는지 계산한 값으로 우리나라는 2008년 잔류성대기오염물질관리법을 제정해 대기 중 다이옥신 농도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지만 토양에 대한 기준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