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가 바라는 세상] 김경용 평택소방서 소방교

대한민국 리더, 국민 안전 행복 위해 든든한 지킴이 돼야

2017-01-01     강나훔 기자

평택소방서 119구조대 김경용 소방교에게 2016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2015년 12월 발생한 서해대교 2번 주탑 화재 당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화재를 진압해 소방사에서 소방교로 1계급 특진한 해이기 때문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강풍 속에서도 100m가 넘는 주탑에 직접 올라가 화재를 진압해 2차 피해를 막은 5명 소방관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치하한다"며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남을 구한 분들이 진정한 영웅"이라며 치켜세웠다.

2016년 한 해가 저무는 12월 18일 ‘서해대교의 영웅’ 중 한 명인 김 소방교를 만나 살아온 이야기와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 새해 소망을 들어봤다.

김 소방교는 한때 여의도 증권가에서 잘나가는 주식분석가였다. 그는 "철없는 시절 남자라면 누구나 권력과 돈 두 가지 중 한 가지는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하게 된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했고, 이 세상 문제의 근원인 돈을 이겨 보고 싶다는 막연함이 금융회사에 입사하는 발판이 됐다"고 증권가에 입문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경제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증권가에서 입지를 다져갈 무렵, 문득 그에게 무엇인지 모를 회의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화려한 겉모습 뒤에 쏟아지는 스트레스와 모든 사실을 그대로 전할 수 없는 아쉬움, 그 와중에 자신에게조차 소홀할 수밖에 없는 스케줄, 그리고 복합적으로 한꺼번에 또 다른 개인적인 문제들이 김 소방교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 프로젝트였던 트레이딩 도구들을 만들고 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그만뒀다고 한다.

김 소방교는 "한 번뿐인 인생인데, 이제 또 다른 역할로 세상과 마주하고 싶었다. 기나긴 여행을 떠났고 정말 길었던 여정을 마무리할 때쯤 삼촌의 권유로 사람들에게 빛을 전달해 주는 소방관이 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현직 소방관이 된 그에게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현 정치 상황에 대해 묻자 공무원으로서 쉽게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대신 그는 차기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바람으로 소방예산 보강 방안 마련, 소방관의 현장집행권(최소한의 사법권) 보장, 국민 안전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소방조직의 일원으로 국가직이냐 지방직이냐의 문제를 떠나 안전관리 업무에 관한 예산 순위에 우선권, 더 나아가 독립적 자체 예산 수립 및 자체 예산 보강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해 줬으면 한다. 또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소방관에게 현장집행권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국민이 될 수 있게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소방교는 대한민국의 리더로서 국민의 행복을 위해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방관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새해 이루고 싶은 개인 소망을 3가지 키워드로 이야기했다.

그 중 첫째는 가족의 화목이었다. "첫 번째 키워드는 가족이다. 직업이 소방관이다 보니 집에서 있는 시간보다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많아 소홀했던 가정에 조금 더 신경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펜션에 가서 바비큐 파티라도 간단히 하고 싶다"고 했다.

두 번째 키워드로는 체중 감량을, 세 번째 키워드로는 자격증을 꼽았다.

김 소방교는 "15㎏ 감량이 목표다. 건강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은 일선에서 발로 뛰는 소방관이지만 먼 훗날 지금의 땀방울을 잘 기억해 뒀다가 좋은 정책을 제공하는 멋진 리더로, 교육자로 성장하기 위해 소방안전교육사 등의 자격증 준비를 해 두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평택소방서 전 직원이 모두 건강했으면 한다"며 "새해에는 우리 소방서 직원 모두의 바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