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용인 등 1조원대 도박 사이트 사무실 운영

경찰 추적 피해 서버는 중국에 배치…국내 총책 등 5명 구속

2017-02-21     연합

경찰 추적을 피해 중국 현지에 운영 서버를 둔 채 1조원 대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 등) 혐의로 국내 총책 김모(31)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중국 현지 총책 B씨 등 운영자 9명을 지명 수배했다고 21일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인 김씨와 B씨는 2013년 9월부터 중국에 도박 사이트 운영 서버를 두고 약 1조 200억원을 입금받아 500억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씨 등은 학교 친구와 선후배 등을 끌어들여 ‘사이트 운영 수익의 2∼3%가량을 챙겨주겠다’면서 도박자금 입출금 및 해외 송금, 대포통장 모집, 콜센터 등 역할을 맡겼다.

 이들은 축구와 야구, 테니스 등 프로 스포츠 경기를 중계해 승리한 팀을 맞춘 회원에게 배당률에 따라 베팅액을 줬고, 홀짝을 맞추는 사다리 게임에도 돈을 걸도록 했다.

 추적을 피해 중국 현지에 서버를 두긴 했지만 경기 수원, 경기 용인 등지에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인터넷 방송인 ‘아프리카 TV’ 등을 통해 회원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베팅 금액을 충전할 때 5% 안팎의 수수료를 받는 다른 사이트와 달리, A씨 등은 수수료를 받지 않았고 회원이 요청하면 즉시 현금으로 환전해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해당 사이트에서 계정을 만들어 도박자금을 입금한 회원은 5천명 내외다. 피해자 중에는 지금까지 2억원 상당 도박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은 대포폰 43개와 대포계좌 177개를 이용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다"면서 "총 베팅 금액은 입금액의 3∼5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중국 현지에서 주로 활동한 총책 B씨 등 아직 붙잡지 못한 9명의 행방을 쫓는 한편, 해당 사이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한 회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