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 초반 안철수 지지율 급등…대선구도 '지각변동'

文 선두 유지…安, 중도·보수 지지율 흡수하며 文 오차범위 추격 양상

2017-04-06     연합
'5·9 대선' 판세가 본선 초반부터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각 정당의 당내 경선이 끝나고 본선 진용이 구축되자마자 대선후보의 기존 지지율에 큰 변동이 생기면서 선거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대세론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대선정국이 '양강구도'로 재편되는 흐름이 조성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MBN·매일경제신문 공동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5일 전국의 유권자 1천8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3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 가중 처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다자대결 시 문 후보 41.3%, 안 후보 34.5%,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9.2%,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3.0%, 정의당 심상정 후보 2.5% 순이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31일 조사 때와 비교해 문 후보는 34.9%에서 6.4%포인트 상승했지만 안 후보는 18.7%에서 15.8%포인트나 오르며 격차를 6.8%포인트로 좁힌 것이다.

서울신문·YTN 공동의뢰로 엠브레인이 4일 전국 유권자 1천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2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 가중 처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다자구도에서 문 후보 38.2%, 안 후보 33.2%로 안 후보가 오차범위에서 문 후보를 맹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5일 유권자 1천500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1%포인트, 3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 가중 처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다자 대결에서 문 후보(38.4%)와 안 후보(34.9%)는 오차범위 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이 역시 지난달 18~19일 조사 때에 비해 문 후보가 보름 여 간 34.7%에서 3.7%포인트 상승한 데 그친 반면 안 후보는 13.0%에서 무려 21.9%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PG)
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PG)

각 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된 이후 선거구도에 '지각변동' 일어나고 있다는 게 정치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결과는 중도 내지 보수성향 표심이 안 후보에게 쏠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층의 경우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상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홍준표 후보나 유승민 후보 대신 안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문 후보의 당선을 막겠다는 전략적 판단의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중도·보수층 표심을 얻고 있던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이후 이들 유권자의 상당수가 대안 카드로 안 후보를 지지했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에서 비문(비문재인) 연대를 통해 문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그 파급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두 후보 간 양자대결의 경우 엠브레인(문 후보 40.8%, 안 후보 47.0%)과 중앙일보 조사연구팀(문 후보 42.7%, 안 후보 50.7%)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앞서는 결과까지 나왔다.

그러나 안 후보가 인위적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홍 후보와 유 후보 역시 이를 부정하고 있어 비문연대 성사는 미지수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안 후보가 '탄핵' 심판을 받은 한국당과 손잡을 경우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선구도의 재편에 따라 향후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는 자력에 의한 대선 승리를 장담하며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다른 후보들은 안 후보의 지지율 급등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평가하며 대세론 유지 내지 반전 기회 모색을 다짐하고 있다.

안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에서 지지율 급등에 대해선 "정치인은 자신의 소신과 철학, 가치관, 리더십으로 평가받는 것 아니겠냐. 제가 생각한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평가받는다고 예전부터 생각했다"면서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보수표가 실망해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안 후보에게 모이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경선이 끝나면서 컨벤션효과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문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온갖 검증을 견뎌왔지만 안 후보는 '반문(반문재인) 연대'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홍 후보는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운동장이 많이 기울어졌기 때문에 호남 1중대와 2중대가 다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결국은 (나와 다른 후보의) 양자대결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후보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는 한 번도 자신이 보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문재인을 떨어뜨리기 위해 안철수를 찍는다는 식의 투표는 보수층은 물론 나라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