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자가용 출근 공직자 음주측정 경각심 깨울 방편 VS 그저 보여주기식

작년 8명 적발 따라 캠페인 전개 긍정·부정적 의견 동시에 나와

2018-01-15     박종대 기자

▲ 수원시청 감사관 소속 직원들이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음주측정을 하고 있다. /사진 = 수원시 제공
15일 오전 8시 30분께 수원시 장안구청 주차장 진입로, 평소보다 주차장 출입구 앞으로 많은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밀려있는 차량들 맨 앞쪽에서는 시청 감사관 소속 직원들이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공직자들을 상대로 음주측정을 진행했다. 주위에는 ‘술 마시고 시동만 켜도 음주운전’, ‘술잔 비울 땐 운전할 마음도 비우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도 보였다. 이들은 음주측정기를 활용해 출근길 공직자들에게 실제 음주운전 단속상황을 가정해 이를 실시했으며 음주운전 폐해를 알리는 홍보물도 나눠줬다.

시가 이날 장안·권선·팔달구청 등 3개 구청 주차장 앞에서 출근길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을 실시한 것이다. 음주측정에서 혈중알코올 농도가 기준치를 넘은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수원시가 내부 근무 기강 확립을 위해 연초부터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나 공직자들 사이에서 찬반 여론이 나뉘고 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음주운전 심각성을 알리고 공직자 인사철과 연초 들뜬 분위기 속에 무너지기 쉬운 공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좋은 아이디어라고 긍정적 입장이다. 반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소수의 직원들로 인해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음주단속을 실시하는 게 자칫 직원들 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오전 7시 30분부터 한 시간 가량 출근길 직원들을 상대로 본청과 각 구청을 돌면서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 주요 골자는 음주 측정과 예방 캠페인 안내문 배부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음주운전으로 걸린 직원이 8명(2017년 12월 말 기준)에 달하면서 공직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판단에서 취한 조치다.

일부 공직자들은 시가 이미 공직자 음주운전 적발 시 견책에서 해임·파면까지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에 따른 징계 이외에 자체적인 징계기준을 마련해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는데 이 같은 자체 캠페인은 ‘보여주기식’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시가 음주운전자에게 부과하는 자체 징계사항은 ▶하향 전보 및 6급 이상 보직 박탈 ▶복지 포인트 차감 ▶절주교실 수료 명령 ▶사회봉사 명령(3~7일) ▶각종 국내외 연수 대상에서 제외 ▶음주운전자 소속 부서 페널티 등이다. 시 관계자는 "음주측정을 적발하더라도 시가 형사처벌 권한이 없어 단순 주의 조치만 주는 등 직원들에게 가해지는 불이익이 없지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차원에서 대다수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