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섭법 (四攝法)

2018-05-27     박광섭 기자

지난 22일은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이었다. 이번 부처님 오신날은 6·13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후보자 대부분이 불심 잡기에 나섰다.

 불교에서는 지도자를 위한 덕목으로 사섭법을 꼽는다. 보살이 중생과 함께하는 삶의 지침이자 지향할 실천적 네 가지 방안이다.

 네 가지 방안은 보시(布施)·애어(愛語)·이행(利行)·동사(同事)다.

 보시는 사람들에게 자비로운 마음으로 재물이나 진리를 베풀어준다는 의미다. 애어는 사람들을 대할 때 항상 따뜻한 얼굴, 부드러운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행은 선행을 해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며, 동사는 서로 협력하며 고락을 함께 하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어려울 것 없어 보인다. 누구나 이런 지도자를 꿈꾼다. 아마 후보들도 이런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 어디라도 제 이익만 챙기고, 남에게 손해를 끼치며, 거친 말을 사용하고, 자기들끼리 뭉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사섭법의 반대로 살지만 이들 중에도 지도자는 존재한다.

 이번 지방선거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후보 중 이재명·남경필 후보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욕설 음성파일’과 ‘경기도 채무제로 선언’ 등으로 촉발된 충돌은 ‘가짜 연정’, ‘5·18 전야제 뒤풀이 영상’ 등으로 번져 이들의 한 치 양보 없는 신경전은 매일 SNS 상에서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중앙당은 이 후보의 ‘형수욕설 녹취록’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수행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고통을 참고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많은 후보들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한 메시지에서 ‘자비’, ‘평화’, ‘존중’ 등을 강조했다. 지도자가 자비를 베풀고 상대방을 존중해 평화를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다. 쉽게 보면 그냥 사섭법의 반대로 하지 않으면 된다.

 제 이익만 챙기지 않고,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으며, 거친 말을 사용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뭉치지 않으면 지도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