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0]진화하는 지역별 콘텐츠… 문화적 특색 살려 세계로 通하다
경기 문화 변천사
30년 전 경기도는 사실상 문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비단 경기도뿐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가 그러했다. 근대화를 거치며 경제적 자립을 맨 앞에 세워뒀던 탓에 ‘문화’는 그저 ‘있는 자들의 호사’로 치부됐다.
일부 학자들은 우리나라 문화 발전이 1988년 이후 본격적으로 돛을 올렸다고 본다. 경기도 또한 그 범주 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경기도에서 문화로 대변되는 상징성을 지닌 최초의 사건(?)은 무엇일까. 자연스레 경기도의 이름이 붙은 공연장으로 시선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편집자 주>
경기도청 소재지인 수원에 번듯한 공연장이 하나 들어선다. 1991년 6월 문을 연 ‘경기도문화예술회관’이다. 당시 일부 지역에서 ‘시(군)민회관’이란 이름으로 운영됐던 공간과 달리 전문 공연장의 면모를 갖췄다. 1천800여 석의 대공연장, 500여 석의 소공연장을 비롯해 야외공연장과 국제회의장, 대전시장, 소전시장 등이 들어서 수많은 공연과 전시, 컨벤션 등을 소화했다. 2004년 6월 재단법인 ‘경기도문화의전당’으로 독립하며 도내 공연장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도문화의전당은 하드웨어로서 뿐 아니라 극단과 무용단, 국악단, 오케스트라 등 4개의 예술단체를 품으며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경기남부와 북부를 대표하는 두 공연장의 왕성한 활동량은 다른 도내 기초자치단체 공연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는 문예회관연합회 등을 통해 일방이 아닌 서로가 ‘윈-윈’하는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 재단, 플랫폼 바탕 다양성 확보 주력
도 문화의 시발이 공연장이었다면 여기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인 것은 문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설립된 재단이다. 1997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경기문화재단은 공연과 전시로 나뉘어졌던 도 문화의 단순한 카테고리를 좀 더 세분화시키고 전문화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 공모를 통해 단체는 물론 개인의 역량을 지원하기도 하고, 연구개발을 통해 경기도 문화의 정체성을 찾는 것부터 나아갈 지향점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들 재단의 역량이 지역 문화에 던지는 파급은 클 수밖에 없다. 지역문화의 기본 틀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능동형 참여형으로 발전…자립 기틀
경기도에는 31개 시·군이 자리한 만큼 문화적 다양성이 강하다. 저마다의 특색에 따른 형태를 갖췄지만 오늘날 조금씩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도 문화가 최근 30년 질풍노도의 시간 동안 방향성을 잡고 지향점을 찾아왔다면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융·복합 생산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서울 농생대(수원시 서둔동) 부지가 ‘경기상상캠퍼스’라는 이름으로 개명돼 365일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도심 속 숲’이라는 배경으로 작가 및 단체들이 상주하며 수시로 협업 프로그램을 선보이는가 하면, 매월 말 주말에는 숲 속 장터(포레포레)를 통해 이색적인 플리마켓도 운영한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