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함에 삽이 없네?
도내 폭설 대비 ‘관리 인원’ 부족 경기도 "지자체에 정비 요청할 것"
23일 도에 따르면 도내 결빙이 예상되는 도로나 골목길에 설치된 제설함은 1만648개다. 도로 결빙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관내 주요 도로의 결빙 예상지점에 제설함을 설치하고 염화칼슘과 모래주머니 등을 비치하고 있다. 제설함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제설용 염화칼슘, 모래와 함께 이를 도로 위 얼음에 뿌리기 위한 제설용 삽이 비치돼야 한다.
하지만 폭설로 인해 한 번 이상 사용된 제설함의 경우 일부 시민들이 제설용 삽을 가져가거나 분실하는 경우가 있고, 염화칼슘도 포장을 뜯은 뒤 소량만 사용한 채 내버려 두는 경우도 있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수원시 영통구 매탄e편한세상아파트 입구 도로변에 있는 제설함의 경우 제설을 위해 비치된 삽은 물론 제설용 모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제설함 안에는 물이 고여 있었으며, 그나마 남아 있는 염화칼슘조차 포장이 뜯겨져 있어 대량의 염화칼슘이 딱딱하게 굳은 상태였다.
인근 매탄공원 주변에는 제설함 3개가 설치돼 있었지만 모두 포장이 뜯긴 25㎏ 중량의 염화칼슘만 1포대씩 들어있을 뿐 제설용 삽이 없어 눈이 왔을 때 염화칼슘 포대를 직접 들고 도로에 나가 뿌리는 수밖에 없어 보였다.
용인시 기흥구 흥덕도서관 인근 제설함에도 제설용 염화칼슘과 3㎏짜리 모래 포대뿐, 제설용 삽은 전무했다.
화성시 반송동 곳곳에 설치된 제설함은 염화칼슘과 모래 포대, 제설용 삽이 비치됐지만 일부 얌체 시민들이 버리고 간 알루미늄 캔이나 종이컵, 비닐봉투 등 온갖 생활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본보가 이날 확인한 10개의 제설함 중 제설용 염화칼슘과 모래, 삽이 모두 있는 제설함은 3개뿐이었다.
지자체들은 제설함이 운영되는 겨울 동안 수시로 제설함 점검을 통해 삽, 모래 등 물품을 보충하고 있지만 인원 부족으로 인해 관리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인원이 부족해 점검 과정에서 물품이 부족한 제설함을 놓칠 수 있다"며 "눈이 내리기 전에 지자체에 제설함 정비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