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북미 실무협상 물밑 지원 나서나… 향후 행보 ‘관심집중’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으로 비핵화 논의 새로운 국면 맞아 ‘실질적 성과 도출’에 힘쓸 듯

2019-07-01     강봉석 기자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비핵화 협상의 촉진자 역할을 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1일 하루 휴가를 내고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며 전날 열린 한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회동, 북미 정상 회동의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우선 전날 북미 정상 간 회동에서 실무 협상팀을 꾸리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북미 간 실무협상이 제대로 가동돼 비핵화 협상이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무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물밑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북유럽 순방 중 한·스웨덴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실무협상을 토대로 (북미) 양 정상 간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2차 정상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방식의 실무협상 재개를 공개적으로 제안,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세계 6대 통신사와의 합동 서면인터뷰에서도 "미국의 실무협상 제의에 응하는 것 자체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라며 ‘톱다운’ 일변도를 벗어나 ‘바텀업’(실무자 간 논의를 거쳐 정상이 최종 합의하는 방식)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실무협상 지원에 집중하면서도 북미 정상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4차 남북 정상회담 시기가 애초 구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필요성을 강조한 데에는 하노이 핵 담판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를 제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한 측면이 있었으나 전날 판문점 회동으로 이 과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중심은 북미 간의 대화"라며 "남북 대화는 다음에 다시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안보의 긴장 국면이 해소되면서 문 대통령이 남북 협력사업에 다시 속도를 낼지도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DMZ 전방 초소를 찾았을 때 개성공단 재개의 필요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에둘러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개성공단은 한국 자본과 기술이 들어간 곳"이라며 "남북 경제에 도움이 되고 화해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통신사들과의 서면인터뷰에서도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남북 경제협력사업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이후 맞이하게 될 ‘밝은 미래’를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미 모두에게 매력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