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草書而不工(호초서이불공)
2020-01-13 기호일보
好草書而不工(호초서이불공)/好 좋을 호/草 풀 초/書 글 서/而 말이을 이/不 아닐 불/工 장인 공
송(宋)나라 휘종(徽宗)때 장승상(張丞相)은 초서(草書)쓰기를 좋아했다. 솜씨는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당시 사람들이 이런 그를 비웃었지만 그는 태연했다. 어느 날 좋은 시구(詩句)가 떠올라 붓을 들어 써내려가니 종이 가득 용이 날고 뱀이 꿈틀거리는 듯했다. 조카를 불러서 그것을 정서해 옮겨 적도록 했는데 휘갈겨 쓴 부분에 이르자 조카는 알아볼 수가 없었다.
옮겨 적는 일을 멈추고 초고를 들고 가서 물었다.
"이게 무슨 자입니까?"
승상은 한참 동안 자세히 들여다봤지만 그도 알 수가 없자 조카를 나무랐다. "어째서 빨리 묻지 않아 나까지 잊어버리게 만든단 말이냐?"
자기의 잘못은 모르고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을 비유하는 이야기다. <鹿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