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팰리세이드 버튼식 변속기 문제(2)

김필수 대림대 교수

2020-02-12     기호일보
김필수 대림대 교수

두 번째로 버튼식 변속에 대한 문제이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있지만 차량 지식에 대한 문외한이라 판단하고 단순한 버튼 동작으로 인한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장치는 하면 안 된다. 

운전할 때 주변에 그 많은 버튼 중 무의식적으로 또는 조수석에 앉아 있는 탑승자가 잘못된 버튼을 누른다든지 하는 이유로 차량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행위에 대한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

운전자 본인도 운전을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거나 급한 용무로 인해 당황하면서 잘못된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마도 주변에서 잘못 버튼을 누른 경우는 누구나 한두 번 있을 정도이다. 필자도 자동차 전문가이면서도 이러한 행위를 한 경우가 간혹 있을 정도이니 일반인은 말할 필요가 없다고 하겠다. 

심지어 대부분 승용차의 센터페시아라는 중앙부분에 변속기 레버가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벤츠 등은 와이퍼가 움직이는 우측 다기능 스위치 부분을 컬럼 방식의 변속기 레버를 사용하는 경우도 간혹 실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게 와이퍼 동작으로 판단하고 레버를 움직여 깜짝 놀라는 경우가 간혹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변속기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중간에 중립 기능인 N을 놓아서 실수를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는 완충영역이 있다. 즉 PRND 순서로 돼 있어서 전진과 후진 사이에 중립을 놓아서 완충을 한다. 그러나 버튼식은 단 한 번의 누름으로 바로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이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요구된다.

다른 제작사의 버튼식 변속기에는 운행 방향에 대해 혹시나 잘못된 행위를 했을 경우 중립으로 자동 전환되거나 차량의 속도를 줄이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즉 엔진 보호가 우선이 아니라 탑승자 보호를 먼저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운전 중 차량의 시동이 꺼지게 되면 제동장치 등 여러 장치가 먹통이 되면서 탑승자의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이러한 행위로 시동을 꺼지게 하면 절대로 안 된다.

또한 버튼식의 경우 일반적인 변속이 위치에 버튼을 놓기보다는 전방 시야에 와 닿는 위로 올려서 버튼을 놓는다면 실수는 훨씬 줄어든다. 다른 차종의 사례를 보면 충분히 참조가 될 만하다.  

이번 팰리세이드 문제는 우선적으로 운전자의 잘못된 행위가 사고 유발을 유도했으나 근본적으로는 제작사의 잘못된 설계로 인한 문제임을 지적하고 싶다.

만약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발생한 같은 사건이라면 징벌적 보상제가 활용되는 소비자 중심의 시장 논리라고 판단하면 그나마 다행이라 판단된다. 

또한 아무리 글로벌 제작사라 해도 상식적인 설계상의 미세한 실수가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가 종종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건의 경우 단순히 지나가는 과정이긴 하지만 탑승자의 안전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기본 논리를 제공한 사건이다. 현대차도 이번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정부도 앞으로 자동차 분야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합리적인 판단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