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모신 ‘불단’ 체계적 정리… 전통가치 알린다

대부분 목재로 제작돼 화재 등 취약 문화재청, 전국 사찰 5년간 정밀조사 인문학 조사·디지털 기록화 등 추진

2020-03-31     연합

사찰에서 불상을 봉안하고 의례에 필요한 기물을 두기 위해 마련한 받침대인 불단(佛壇) 정밀조사가 5년간 진행된다.
 

문화재청은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불교문화재 일제조사’ 대상으로 목판에 이어 불단을 선정해 5년간 조사한다고 31일 밝혔다.

‘수미단(須彌壇)’이라고도 하는 불단은 우리 불교문화 전통과 독창성을 보여 주는 구조물로 평가된다. 불상 봉안과 예배 방식에 따라 제작기술이 발전했고, 당대 장인들이 시대상을 반영한 문양과 도상을 정교하게 조각했다. 촛대, 나무로 만든 패인 목패(木牌)와 일체를 이루기도 했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과 김천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하지만 불단은 건축물 일부로 인식돼 불상이나 불화와 비교하면 관심을 덜 받았다.

또 대부분 주재료가 목재여서 변형되기 쉽고 병충해와 화재에 취약하지만 수리하기는 어려워 보존과 복원을 위한 실측 자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문화재청과 연구소는 일단 올해 불단 조사 대상 지역으로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사찰 16곳을 선정했다. 정밀 실측, 2차원 디지털 촬영, 3차원 입체 스캐닝, 도면 작성, 손상 현황 지도 제작, 나무 종류 분석, 보존환경 분석, 안전도 점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진다.

디지털 기록화, 보존과학 분석 외에 불단 역사와 미술사 의미를 연구하는 인문학 조사도 시행한다.

문화재청은 조사를 통해 불단 현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보존 가치가 크다고 판단한 유물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사찰 목공예 우수성과 전통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며 "불단에 조각된 문양과 도상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면 전통문화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