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학교 문 열고 마을과 함께 ‘경기혁신교육’ 실현

[화제의 부서 소개합니다] 도교육청 마을교육공동체정책과

2020-04-26     전승표 기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속담으로 알려진 이 말은 가족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들의 도움이 있어야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과거 국가 주도식 교육과 입시 위주 교육에서 탈피해 지역과 주민, 학생 주도 교육자치 정신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 중 대표적 정책인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는 학생교육을 중심으로 학교와 자치단체를 비롯해 교육청과 시민사회 및 마을 주민 등이 연대하는 지역 중심의 ‘협력·협동·특성화’ 교육체제다. 마을 사람들의 화합과 협업을 통해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2014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마을교육공동체는 경기혁신교육의 미래 방향"이라며 마을교육공동체 실현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듬해 4월 현 ‘마을교육공동체정책과’의 전신인 ‘마을교육공동체 기획단’을 출범했다.

 당시 이 교육감은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는 학교교육을 지향하는 것으로, 지역사회의 교육적 자원을 총동원해 학생들의 인격과 지성, 삶의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2018년 재선에 성공한 이 교육감은 민선4기 주요 정책으로 ‘경기혁신교육 3.0’을 제시한 뒤 정책의 핵심으로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경기혁신교육을 학교라는 틀에서 마을로 확장, 지역별로 고유한 교육브랜드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1일자 조직 개편을 통해 재편된 ‘마을교육공동체정책과’는 보다 적극적으로 관련 정책을 펼치며 마을교육공동체 실현을 이끌고 있다. <편집자 주>

# 마을학교

‘마을학교’는 청소년들의 학습권 실현을 위해 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학습자 주도의 학습 플랫폼이다. ▶몽실학교 등 지역 거점형 ▶학교 유휴 공간 활용 등 지자체 협력 ▶경기꿈의학교와 경기꿈의대학 등 마을교육공동체 협력 등의 형태로 운영 중인 마을학교는 학생의 삶에 중심을 두고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학습생태계를 확장함으로써 ‘경기혁신교육 3.0’ 실현을 꿈꾸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가 연대·협력·지원함으로써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을 실현하고, 공교육의 창조적 변화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을교육공동체정책과는 기존 마을학교 지원 및 확대 외에도 ▶다양한 유형 개발을 통한 ‘마을학교 학습플랫폼 구축’ ▶마을교사 양성 및 역량 강화와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포럼·연구회 운영 등을 통한 ‘마을교육공동체 교육력 제고’ ▶교육청·지자체·학교 및 마을학교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한 ‘마을교육공동체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청소년 자치를 기반으로 지역별 특색이 반영된 청소년 주도 학습 및 자치활동과 청소년 주도의 프로젝트 진행 등 다양한 형태의 자발적이고 조직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학습 플랫폼이자 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청소년 학습관인 ‘몽실학교’를 의정부·김포·고양·안성·성남 등 5곳에서 운영하며 청소년 학습권을 지원하고 있다.

마을학교 대표적 모델 ‘몽실학교 성장발표회’가 열려 이재정 도교육감과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경기꿈의학교

‘경기꿈의학교’는 학교 안팎의 청소년들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참여·기획·운영하는 학교 밖 교육활동이다.

덴마크의 ‘청소년 시민학교’를 모델로 시작된 경기꿈의학교는 미래 학생 역량인 서로 협력하는 ‘더불어’와 자신의 꿈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스스로 정신’을 철학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 ▶마중물 꿈의학교 등 3가지 유형으로 운영됐던 경기꿈의학교는 올해부터 예비 꿈의학교의 성격으로 운영되던 기존의 ‘마중물 꿈의학교’를 폐지하고, ‘다함께 꿈의학교’가 신설돼 운영된다.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는 청소년 누구나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꿈의학교를 설립한 뒤 직접 운영하는 교육활동이며,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는 개인 및 비영리단체 등이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학생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다함께 꿈의학교’는 수련원과 문화의집 등 지역 인프라 활용을 위해 기관과 기업 등이 교육지원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2015년 6월 209개 교로 시작된 이후 2016년 463개 교와 2017년 851개 교, 2018년 1천140개 교 및 지난해 1천908개 교로 매년 성장해 온 경기꿈의학교는 올해 1천919개 교(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835곳,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 1천20곳, 다함께 꿈의학교 64곳)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올 한해 ▶경기꿈의학교 운영의 책무성과 공공성 강화 ▶마을교육공동체의 주체를 육성·연결시켜 공동성장 지원 ▶학생이 배움의 주체로서 스스로 기획·도전하도록 다양한 기회 제공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간 협력으로 ‘다함께 꿈의학교’ 발굴 확대·운영 ▶경기도, 각 기초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협력으로 지역균형 발전 도모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포천 화현초등학교 ‘나·너·우리 푸르미 꿈의학교’ 수업.

#경기꿈의대학

‘경기꿈의대학’은 청소년들이 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은 기관에서 특별 개설한 강좌를 수강함으로써 융합적 사고력과 진로 개척 역량을 키우는 학생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진로·적성 맞춤형 교육 경험의 기회 제공을 통한 미래 역량 함양 ▶교과 지식 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나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융합 주제 탐구활동 경험의 기회 제공 ▶학생이 배움의 주체로서 스스로 선택하고 경험하는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을 통한 학생 중심 교육 실현 등을 위한 것이다.

당초 경기꿈의대학은 2016년 도교육청의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 폐지’ 정책에서 시작됐다.

2017년부터 도내 고교의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선언한 도교육청이 그 대안으로 도입한 ‘경기도 예비대학’이 마을교육공동체로 묶어 운영주체로 지정하는 방안으로 발전하면서 경기꿈의대학으로 확정된 것이다.

이 때문에 처음 경기꿈의대학이 운영된 2017년 1학기 당시에는 도내 86개 대학(캠퍼스 포함)만 참여했지만, 이후 다양한 분야의 기관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에는 총 117개 참여 기관 가운데 95개 대학 외에도 수원지방법원과 삼성전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등 22개 기관이 경기꿈의대학 강좌를 운영했다.

올해는 95개 대학과 27개 기관 등 총 122곳이 동참해 모두 1천952개 강좌가 운영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다만 코로나19로부터 청소년들의 건강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우선 5월 18일부터 온라인 강의로 운영한 뒤 추이에 따라 오프라인 강의를 실시할 방침이다.

# 방과 후 교육

‘방과 후 교육’은 공교육을 보완하는 교육활동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교육 격차 확대, 사교육비 증가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을 비롯해 사회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핵심 역량 중심의 다양한 교육 경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크게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로 운영 중이다.

‘초등돌봄교실’은 맞벌이가정 증가로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 학교의 방과 후 안정적 정서 함양 및 전인적 발달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쉼·놀이·소통이 있는 환경 속에서 아직 어른의 돌봄이 필요한 어린 아이들을 돌봐주는 서비스다.

지난해에는 오후돌봄 2천957실과 저녁돌봄 95실, 방과 후 연계형 272실이 운영됐으며, 올해는 ‘온종일 돌봄체계’를 구축하는 국가 시책에 따라 1∼2학년형 오후돌봄 2천967실과 저녁돌봄 69실, 3∼6학년형 방과 후 연계형 돌봄교실인 ‘다함께 꿈터’ 515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방과후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와 선택을 반영해 수익자 부담 또는 재정 지원으로 이뤄지는 정규수업 외 교육 및 돌봄활동으로, 학교 계획에 따라 일정한 기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학교교육활동이다.

도교육청은 올 한 해 마을과 연계한 돌봄 및 방과 후 활동의 확대 운영을 통해 ‘학생 성장 지원’을 중심으로 방과 후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 한관흠 마을교육공동체정책과장 인터뷰

"언젠가는 경기도교육청의 역할이 없어도 되는 진정한 의미의 마을교육공동체가 구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관흠 마을교육공동체정책과장은 부서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지역의 자생적인 생태계 구축’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 마을교육공동체가 완성됐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더 이상 도교육청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은 때가 올 때까지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추진 중인 마을교육공동체 조성은 도교육청의 주도로 시작됐지만, 몽실학교와 경기꿈의학교 등 도교육청의 정책을 통해 뿌리내리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가 자생력과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과장은 "현재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방과 후 연계형 돌봄 프로그램인 ‘다함께 꿈터’와 같이 학교도서관 등 한 공간 안에서 돌봄 기능 외에도 학생들이 마을의 교육자원을 활용해 놀면서 배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