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외교 안보라인 대대적 교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길 찾나

국가정보원장에 野 박지원 ‘파격’ 남북관계 개선 의지 대내외 천명 통일부 장관은 이인영 의원 내정

2020-07-05     강봉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가용 가능한 대북 인적 자원을 총동원하며 집권 후반기 안보라인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데는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북한에 보여주는 동시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돌파구를 찾아내겠다는 절박감이 담긴 조치로 해석된다.

최근 악화일로의 남북관계 상황에서 지난 3일 단행된 문재인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라인 인사에 북한이 어떤 평가와 반응을 하고 대응조치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차기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통일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교체하고 후임에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임명했다.

정의용 실장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각각 기용됐다.

문 대통령이 야당인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 여권 내에서조차 파격이라는 반응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 정치인을 장관급으로 처음으로 발탁한 의미도 있지만 박 전 의원이 가진 무게감과 대북문제 전문성을 그만큼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물밑에서 성사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차출했다.

임 전 실장의 역할은 남북관계 긴장을 푸는 ‘리베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훈 국정원장에게 국가안보 사령탑을 맡긴 것은 북한을 향한 확실한 관계개선 메시지로 해석된다.

서 국정원장은 박 전 의원과 함께 손잡고 6·15남북정상회담을 물밑에서 성공시킨 또 다른 주역이기도 하다.

여기에 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에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인영 의원을 배치해 무게감을 높였다.

이 통일부 장관 내정자 역시 1980년대 학생 운동권 출신의 86그룹의 상징이자 선두 주자이며, 북한문제와 대북 정책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 업무를 전담하는 통일부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