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포스트 코로나 한계 넘어 빛나다] IFEZ, 성장 전략은 바이오클러스터

송도 새 땅까지 ‘바이오 둥지’… 세계 정상으로 비상

2020-07-19     인치동 기자

모든 것이 변했다. ‘사람 만나는 방식(비대면)’, ‘일하는 방식(재택근무)’, ‘공부하는 방식(온라인)’ 등등…. 팬데믹(Pandemic)을 불러온 코로나19가 만든 세상이다. 공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러다 보니 공포 후 바뀔 새로운 세상(New Narmal)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이제는 적응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삶을 옥죈 공포 속에도 기회는 엿보였다.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이다. 팬데믹 속에 방역 선진국으로 우뚝 솟았다. 덩달아 ‘K-바이오’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이 주목받는 이유다. 2003년 조성 이후 세계 최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 IFEZ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11공구)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이다. 목표는 세계 최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공장 전경

# 선진국, 바이오클러스터에 집중 투자하다 

고령화와 기후변화, 신종 감염병 확산 등으로 전 세계 바이오시장은 예측불허다. 매년 성장세가 가팔라서다. 2017년 ‘비즈니스 리서치(Business Research)’는 2025년까지 전 세계 바이오시장이 연평균 6%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2030년께 전 세계가 바이오 경제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보여 주듯 일부 선진국들은 미래 고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 및 도시 차원의 관련 클러스터 조성에 혈안이 돼 있다. 대표적인 곳이 싱가포르와 미국 보스톤이다. 싱가포르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300억 달러 이상의 정책자금을 들여 연구전용단지인 ‘바이오폴리스’ 조성 이후 제조활동을 위한 생산전문단지인 ‘투아스 메디컬 파크’ 조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 보스톤도 2017년부터 15년간 총 16억 달러를 투자해 생명과학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글로벌 톱10 제약사 중 9개를 유치한 아일랜드의 경우 이미 국립바이오공정교육연구소(NIBRT) 설립을 통한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시스템 구축과 산업계 협업으로 혁신적 연구를 수행 중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에 입주한 바이오벤처기업 루다큐어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 국내 바이오산업, 1980대 미국 유학생들로부터 

한국은 1980년대 미국 유학생들을 통해 바이오 신기술이 빠르게 흡수됐다. 이들을 통해 바이오헬스 분야의 교육 및 연구 기반이 구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 들어 이들의 노력이 성과로 나타났다. 

정부도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연구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에 퍼져 있는 바이오클러스터이다. 서울 홍릉 서울바이오허브(창업 인큐베이션 및 사업화 지원 허브)와 충북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바이오 임상 및 비임상), 대전 대덕바이오단지(벤처기업 위주 R&D기반), 강원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의료기기산업 특화), 경기 판교·광교테크노밸리(IT·BT·NT 등 기술 기반 산업), 대구 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케미컬 의약품, 의료산업) 등이다. 어찌 보면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와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는 곳들이다. 

하지만 국내 주요 바이오클러스터는 ▶임상시험 및 인허가 관련 지원 시스템 미흡 ▶연구개발 시설 및 장비 운영인력 부족 ▶민간 및 사업화 지원 서비스 부족 ▶기업 입주공간 제한 및 접근성 부족 ▶운영체계 구성 미흡 ▶협업·연계체계 구축 미흡 등 여러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대화-경제자유구역 K-바이오 글로벌 전략간담회’에서 성윤모 산업부장관이 정부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숨은 강자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IFEZ의 바이오산업은 2003년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의 연혁과 같다. 셀트리온이 2013년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해 유럽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내기까지 IFEZ는 바이오산업의 불모지였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에 입성해 전 세계 바이오시장의 문을 두드리면서 지금은 단일 도시 최대 생산능력(56만L)을 갖춘 바이오 허브기지로 탈바꿈했다. 

2020년 기준 송도 4·5·7공구 92만㎡의 터에는 60여 개 바이오 관련 기업이 입주해 7조 원에 달하는 투자를 바탕으로 지난해 기준 2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여기서 머물지 않겠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형성된 K-바이오의 위상을 송도에서 이끌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확대 조성이다. 새로 매립된 송도 11공구 200만㎡의 터에 K-바이오를 대표할 클러스터를 2030년까지 만들어 700여 개의 바이오기업 유치와 2만여 명의 고용 창출 및 10조 원의 매출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 세계 바이오산업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연구~생산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해 앵커기업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현재 56만L에서 100만L 이상으로 확대해 유치하겠다고 한다. 특히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기업을 기존 20여 개에서 300여 개로 늘리고, 세포배양배지 등 바이오공정 분야 소재·부품·장비 등 원부자재 수급망도 강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와 바이오벤처 및 중소 R&D기업을 위한 연구공간과 지원서비스 기능을 갖춘 특화시설인 ‘K-바이오혁신센터’ 건립, 기초연구 성과의 상업화와 글로벌 진출을 연계해 주는 ‘글로벌상품화지원센터’ 건립 등 혁신 인프라 확충에도 나설 예정이다. 

무엇보다 지역 병원과 연구소, 대학 등과의 연계 협력을 통한 산·학·연·병 네트워크 활성화와 선도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네트워크 활성화 등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청의 이 같은 ‘꿈’이 가시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진정한 ‘K-바이오를 선도(LEAD·Life Science, Environment for Living, Assistance of Government, Diversity for Ecosystem)하겠다’는 비전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인터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바이오산업이 뜨고 있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감염병 관련 연구개발과 투자가 증가하며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선진국들은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시장 선점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바이오클러스터 조성과 지원을 추진해 왔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극복과 K-바이오 육성에 선제적 대응에 나섰으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를 보여 주듯 최근 입주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생산에 참여하면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향후 계획은. 

 ▶인천경제청은 밸류체인 완성형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송도 11공구에 바이오클러스터를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2025년부터 토지 공급이 가능한 곳에 다양한 업종과 규모의 바이오기업 유치에 나서 연구에서 생산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만들고자 한다. 더불어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 등 K-바이오 육성을 위한 혁신 인프라도 확충하고 송도의 산·학·연·병 기관 간 교류 활성화, 오픈 이노베이션에 기반한 상생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첨단기술 제품 및 중점 유치 업종 등 IFEZ 내 입주한 국내외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도 정부에 건의했다. 

 -올해 5월 ‘인천 스타트업 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셀트리온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육성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시너지 효과는.

 ▶셀트리온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인천 스타트업 파크와 함께 신규 사업을 개발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u-헬스케어와 연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만성질환을 대상으로 한 질환관리 서비스 등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황을 봤을 때 장기적으로 송도가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로 도약하는 데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치동 기자 airin@kihoilbo.co.kr

사진=<IFEZ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