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일상 속 ‘이동’의 의미 탐구

道미술관 내달 13일까지 청년작가전 코로나19 반영한 ‘머리비행’ 등 선봬

2020-08-11     임하연 기자
경기도미술관은 청년작가전Ⅱ ‘머리비행 Chair Flying’을 오는 9월 13일까지 1층 프로젝트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청년작가전은 잠재력을 인정받는 청년작가의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한 도미술관의 연간 프로젝트다. 올해 타이완 출신 미디어 퍼포먼스 작가 유쳉타(Yu Cheng-Ta)의 ‘두리안 GX룸’을 소개한 데 이어 청년작가전Ⅱ에서는 경기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작가를 지원한다.

이번 전시에는 김익현(b.1985)작가가 참여한다. 김 작가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가상과 실재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작품으로 동시대 미술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달라진 ‘이동’ 개념을 다룬 신작을 다수 전시한다. ‘머리비행’(2020)과 ‘42,000피트’(2020)는 도미술관 지원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코로나19로 뒤바뀐 일상 속 새로운 이동 감각을 제시한다.

전시명이기도 한 ‘머리비행’은 조종사가 맨몸으로 이륙 준비부터 착륙까지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비행기 조종 훈련 방법을 일컫는다.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이 생긴 오늘날, 작가는 머리 비행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행위를 통해 새로운 차원으로의 이동을 제안한다.

또 다른 신작 ‘42,000 피트’는 민간 항공기가 가장 높이 날 수 있는 고도를 뜻한다. 인간이 속도나 시간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4만2천 피트처럼 작품 속 배경과 텍스트가 순간순간 변화한다.

김익현 작가는 "물리적 이동이 제한되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접촉과 연결이 일상의 작동 방식을 조정하고 있다"며 "이동해서 어디론가 가는 것이 불가능한 이때가 ‘이동’ 자체가 의미하는 바를 질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하연 기자 lhy@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