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조종면은 운악산과 조종천을 품고 있는 빼어난 자연환경으로 해마다 많은 행락객이 찾고 있는 관광명소이지만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이 주둔하고 있어 군사도시로 더 많이 알려진 수도권 외곽의 농촌지역이다.

고려시대인 1018년 조종현으로 태동해 고종 32년 상면과 분리돼 하면이라는 행정구역으로 관리돼 오다가 2015년에 들어서야 원 지명인 조종면이란 이름을 되찾게 됐다.

최근 KBS 1TV  아침마당 30주년 기념 생방송에서 장수마을로 알려지면서 조종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조종면의 유래와 현재의 복지정책 등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꿈동산 조성사업 관련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꿈동산 조성사업 관련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금강’ 운악산과 ‘천년고찰 현등사’ 향기가 서린 조종면

조종면 현등사길34, 운악산 중턱 깊숙이 자리잡은 현등사는 1927년 기록된 봉선사본말사지 운악산현등사사적(雲嶽山懸燈寺事蹟)에 따르면 540년(법흥왕 27년) 불법을 전하기 위해 신라에 온 인도 승려 마라가미(摩羅訶彌)를 위해 법흥왕이 창건했다고 한다.

당시 사찰의 이름은 기록에 없으나 898년(효공왕 2년) 도선(道詵)국사가 동쪽 땅의 기를 보충하고자 운악산 옛 절터인 지금의 자리에 중창했고, 1210년(희종 6년)에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이 다시 중창했다 전해진다.

이후 역사의 굴곡에 따라 소실되며 중건되다가 1984년 극락전을 중수했으며 1987년 대규모 불사로 지금에 이르게 됐다.

보물 제1793호 현등사 동종을 비롯해 총 7개의 경기도지정 유형문화재와 5개의 문화재자료가 소장돼 있는 현등사가 조종면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면, 현등사를 품고 있는 운악산은 산세가 아름답고 기암괴석과 계곡의 절경이 잘 어우러져 경기금강으로 꼽히는 명산이다.

가평군은 운악산 일대에서 내년 완공을 목표로 운악산관광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2차 경기도 지역균형발전사업으로 선정돼 총 68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등산로 정비, 광장과 출렁다리 조성, 마을 콘텐츠 구축 등 다양한 아이템이 포함돼 있어 운악산과 현등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군의 주요 관광거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권택순 가평군 조종면장.
권택순 가평군 조종면장.

# ‘친환경 안전먹거리 생산의 보고’

조종면은 친환경 안전먹거리의 보고이기도 하다. 가평군의 대표적 농업지역으로 친환경 안전먹거리 생산을 위해 친환경 농업단지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2016년부터 경기도 지역균형사업을 통해 조종면의 쌀 재배면적 100㏊의 48%인 48㏊, 주요 작물인 포도 95㏊ 중 6%인 6㏊를 친환경 재배로 확대해 무농약 인증을 취득했다. 

2018년부터는 ‘친환경 포트묘 보급’으로 일반적인 이앙보다 본 논 모내기 후 활착이 빨라 잡초 발생을 줄이고 왕우렁이 농법 등을 적용해 무농약 쌀 생산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한편, 무농약 포도재배 농가들에는 병충해 방제용 친환경 자재를 공급했다.

또 농업기술센터에서 생산된 유용미생물 및 병해충 방제용 특수미생물을 일반 농가에도 보급해 농가 인식을 개선시키고, 가평군 청정지역의 맑은 물과 깨끗한 토양을 보호하고 점차 친환경 농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조종면에서 비가림으로 재배되는 운악산 포도는 과육이 쫄깃하고 당도가 높아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어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최근에는 차별화된 기술로 흑색과 청색, 적색의 삼색포도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가 늘어가는 추세이다.

이에 가평군은 친환경 급식을 하는 안양시·수원시·군포시 등 도시학교에 가평에서 생산한 친환경 쌀 1천200t을 공급해 친환경 농가들의 소득 보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인재 양성 미래가평을 위한 조종면의 행보

조종면의 인재 양성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 지원도 눈에 띈다.

군은 2008년 교육협력과를 신설하면서 가평 교육 발전을 위한 첫 발걸음을 옮겼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 가평군은 총 418억 원을 교육에 투자하며 백년지대계를 이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특히 2020년에는 조종면 학생들이 쾌적한 교육환경에서 수업 받을 수 있도록 조종초등학교 체육관 건립, 특별교실 증축사업 등에 7억 원을, 초등 생존수영과 진로체험박람회 운영, 대안교실 운영 등 프로그램 사업에 4억 원을 지원하는 등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조종면 청소년문화의집과 작은영화관 건립사업은 89억 원(국비 27억 원, 도비 7억 원, 군비 55억 원)이 투자되는 주민숙원사업으로 올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완공되며 그간 즐길거리가 다소 아쉬웠던 지역주민들과 군 장병들은 지역에서 양질의 문화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들이 코로나19 예방 캠페인에 힘쓰고 있다.
주민들이 코로나19 예방 캠페인에 힘쓰고 있다.

# 복지위기가구 발굴 및 사례 관리를 위한 지역안전망 구축 

조종면은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제공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역 내 장애, 질병, 빈곤 등 사회적 위험으로 위기에 놓인 가구를 조기 발견해 공적·민간 자원을 활용한 복합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다양한 욕구 충족을 위해 복지·보건·주거·고용·교육·신용·법률 등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제공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상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맞춤형복지팀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컬래버한 특화사업 중 ‘불편제로’는 소소하게 고장 난 부분을 재능기부자에게 연계해 불편을 해결하고, ‘따듯한 겨울(여름)나기’는 난방(냉방)에 취약한 대상자에게 이불과 선풍기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핫 플레이스 투어’ 사업은 외출 기회가 적은 저소득층에게 문화 체험과 관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울감 해소와 자살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 

# 반찬배달사업과 사-발-Day 지원으로 행복과 희망을 쏘다

조종면의 복지행정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이다. 위원들은 매주 수요일 저소득층 13가구에 반찬 배달 지원과 안부 확인으로 맞춤형복지팀과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매월 7일 사-발-Day(사각지대 발굴의 날)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과 명예사회복지공무원, 복지이장 등 착한 이웃들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가구와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해 긴급지원사업과 연계되도록 돕고 있다.

또 핵가족화, 노인인구, 1인가구 증가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맞춰 대상자를 확대해 지역주민의 다양한 욕구에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제공함으로써 지역주민 복지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등사 지장보살좌상.
현등사 지장보살좌상.

# ‘조종면’ 지역공동체가 살아있는 곳

조종면의 가장 큰 강점은 지역공동체가 살아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조종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있다. 

조종면은 수도권 외곽의 많은 농촌지역이 그러하듯 원주민과 새로 주민이 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어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갈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조종면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 간 화합을 목표로 누구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각종 문화·축제 콘텐츠 개발과 전 생애에 걸친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모든 주민들이 함께 누리고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대면 교육이 중단된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누구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소망풍선 날리기, 달집태우기 등 새해맞이 행사를 개최하고, 상가거리에 크리스마트트리를 제작·설치하는 등 지역에 다소나마 활기를 불어넣었다.

가평군자원봉사센터, 조종상가번영회, 조종중·고등학교 학생 등과 함께 상가와 터미널 등 공동이용장소와 학교, 통학버스 등에 대한 소독 및 캠페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폐휴대전화를 수집해 상가별 QR코드 인식기를 설치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옛 조종면의 흔적들을 모아 주민 모두가 공감하는 추억의 사진전을 개최하고자 활발히 준비 중이다.

 가평=엄건섭 기자 gsuim@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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