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르면서 한여름 날씨를 보인 13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사거리 신호등 앞에 설치된 그늘막에서 시민들이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최근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경기도내 일선 시·군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도심 곳곳에 ‘폭염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있지만, 각 지역별로 설치 현황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어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경기도와 일선 시·군 등에 따르면 도는 6~7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8월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인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오는 9월 30일까지 ‘폭염 대책 기간’으로 지정하고, 대응 단계에 따라 상황관리 전담 조직(TF)을 운영하는 등 폭염피해 예방대책을 수립했다.

또 40억7천600만 원의 예산을 투입, 도내 각 지역에 1천331개 폭염 저감시설(그늘막 1천226개, 그늘나무 48개, 물안개 분사장치 및 그린커튼 등 기타 시설 57개)을 추가 설치하고, 95곳의 야외 무더위 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전히 도내 각 지역별로 폭염 저감시설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 수원시의 경우 기존에 설치된 498개의 폭염 저감시설(그늘막 362개, 그늘나무 8개, 기타 시설 128개) 외에도 올해 18개의 그늘막과 36그루의 그늘나무 및 39개 기타 시설을 추가 설치해 총 591개의 폭염 저감시설이 배치됐다.

지난해까지 312개와 506개의 폭염 저감시설을 설치한 고양시와 용인도 올해 각각 150개와 165개의 시설을 추가 설치해 총 462개와 671개의 폭염 저감시설이 지역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화성시 역시 기존 644개의 그늘막 외에도 올해 100개를 신설하며 총 794개의 폭염 저감시설을 운영한다.

반면, 남양주(180개)와 김포(170개), 광주(87개) 및 의정부(86) 등은 올해 추가 설치할 폭염 저감시설의 수가 18∼48개에 그쳐 평균 200여 개의 시설을 운영할 방침이다. 또 구리(81개)와 양주(80개), 이천(77개), 광명(65개), 포천(65개), 의왕(52개), 여주(51개), 과천(50개), 안성(48개), 동두천(46개) 등은 운영되는 시설의 수가 100개 미만에 불과한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자 폭염 저감시설의 수가 적은 지역의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최모(54·과천시) 씨는 "업무상 도내 여러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데 수도권 내에서도 비교적 많은 인구가 거주 중인 지역에서도 폭염 저감시설을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들의 건강권을 위해 설치하는 시설인 만큼, 지역별 형평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군 관계자들은 "수요조사를 통해 필요수량을 산정한 뒤 도에서 보조금을 지원받아 설치 중으로, 자체 예산이 부족해 모든 곳에 설치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다만,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보다 많은 곳에 폭염 저감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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