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포항제철송도고등학교(포스코자율형사립고)를 놓고 인천경제청과 인천시교육청 등 협약주체 간에 극한 대립이 우려되고 있다.

이미 자사고 설립을 위한 실시협약까지 체결했음에도 최근 시교육청이 설립 재원을 내놓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천경제청과 송도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 등 협약주체들이 반발하기 때문이다.

20일 인천경제청과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포스코 자사고는 지난해 8월 30일 건축승인 이후 연수구 송도동 15-6번지 일원 총 2만5천여㎡ 부지에 교과교실과 체육관, 도서관, 식당 등을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현재 약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자사고 설립을 위해 경제청과 시교육청, 송도NSIC는 2012년 11월 실시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설립 절차에 나섰다. 경제청과 시교육청은 각각 40억 원, 송도NSIC는 210억 원의 재원을 출연키로 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당초 실시협약과 달리 재원 출자가 어렵다고 언급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청연 교육감이 자사고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데다, 최근 교육부 감사 결과 영종하늘고 건립에 시교육청이 설립성 경비를 지원한 것이 문제가 되면서 비슷한 경우인 포스코 자사고에 지원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당장 인천경제청은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며 교육청의 입장 철회를 주장하며 압박하고 있다.

경제청 관계자는 “일종의 계약사항인 실시협약까지 체결했음에도 이청연 교육감 취임으로 이미 진행 중인 자사고 설립계획까지 무효화된다면 행정은 물론 송도국제도시의 대외 신인도에 큰 타격이 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교육청이 지원 불가 입장을 고수한다면 향후 경제자유구역 내 학교 설립 지원을 철회하고 인천시에 시교육청의 법정전입금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항의하겠다”고 강경 대처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설립주체인 송도NSIC도 발끈하고 나섰다. 송도국제도시에 국내외 우수 기업 유치가 잇따르면서 우수 학교가 부족해 임직원 입주 유도에 난항을 겪는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자사고 설립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포스코 자사고 입학을 준비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송도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포스코 자사고 입학설명회에는 1천400여 명의 학부모가 참석하는 등 그동안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입학설명회 모두 성황을 이뤄 이번 교육청의 협약 파기로 학교 설립이 지연되거나 자칫 개교가 철회되면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신임 교육감의 자사고 설립 반대 의지도 있지만 자사고 설립성 경비 지원에 교육부가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협약 변경이 불가피하다”며 “경비 지원을 제외한 자사고 설립 행정절차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실시협약 주체들은 오는 28일 포스코 자사고 설립과 관련한 점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시교육청이 공식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져 논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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