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높은 곳에 올려놓고 흔든다는 말이 있다. 곤경에 빠뜨리는 수작으로, 그리 권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이 계책은 의외로 상대에게 쓰는 방법이 아니라 장수가 자기 부하들을 이끌고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사용하라고 하는 데 다른 관점이 있다. 한마디로 부하들이 아는 것이 없도록 만들고, 심지어 행군할지라도 어느 길로 갔는지 모르게 하며, 어디로 향하는지조차 알지 못하게 하라고 말한다. 우매한 부하를 만들어 오로지 지시에만 따르라는 게 아니다. 병사들이 마음이 분산되면 위태로워지고 하나로 뭉치면 강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 말이었다. 이 방식은 적지에 깊숙이 들어갔거나 아주 위태로울 지경에 놓였을 경우 사용하라는 지적이기도 하다. 병사들을 궁지에 몰아넣어 사생결단의 각오를 다지게 해 마침내 역공에 성공하는 이런 방식은 오늘날 전혀 쓸모없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 장수가 무너지면 졸지에 모두가 오합지졸이 될 개연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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