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 팔달구 화성행궁 행리단길을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전광현 기자 jkh16@kihoilbo.co.kr
수원특례시 팔달구 화성행궁 행리단길을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전광현 기자 jkh16@kihoilbo.co.kr

수원성으로도 불리는 수원화성은 우리나라 대표 사적(史蹟)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1997년 12월 등재됐다. 성곽의 총길이는 5.74㎞로, 정조 20년(1796년)에 축성했다. 정조의 업적 중 하나로, 거중기와 같은 서양 건축기술을 도입해 건축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요즘 말하는 신도시 격이다. 당시 지금의 화성시 안녕동에 융건릉을 조성하면서 그 일대 수원도호부 읍치를 현재 자리로 옮기 만든 계획도시다. 현재는 수원의 상징이자 랜드마크다.

수원화성 안에는 정조를 시작으로 순조, 헌종, 고종을 비롯한 역대 조선 왕들이 머물던 화성행궁이 자리한다. 화성행궁 역시 조선 후기 정치와 군사, 사회문화 변화를 살피는 중요 유산이다. 다만, 수원화성 일대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규제에 묶여 시설은 낡고 마을은 슬럼화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주민들 불편이 컸다. 시는 정부를 향해 규제 완화를 지속 건의했고, 문화재청은 지난해 말 일부 규제를 풀었다.

한때 슬럼화한 화성행궁 일대가 지금은 ‘행리단길’을 중심으로 SNS 등에서 전통·예술·문화의 거리로 유명세를 타며 핫플레이스로 바뀌었다. 다양한 맛집과 감성 카페, 공방 등을 찾는 젊은층이 줄을 잇는다. ‘생태교통 수원 2013’, 도시재생사업 등의 성과다. 여기에 더해 화성행궁 일대를 관광브랜드로 개발했다. 대표 사례가 관광브랜드 ‘요새화성 요즘행궁’이다. 

‘요새화성 요즘행궁’을 활용한 기념상품들.
‘요새화성 요즘행궁’을 활용한 기념상품들.

# 관광브랜드 ‘요새화성 요즘행궁’

수원문화재단은 수원화성과 행궁동을 아우르는 관광브랜드 ‘요새화성 요즘행궁’을 개발했다. 브랜드 네이밍 등 개발은 재단 관광사업부 지역관광개발팀 이진수 주임이 주도했다. 요새화성은 성곽으로서의 ‘요새’와 요사이의 ‘요새’를 함축한 중의적 표현으로 수원화성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이미지로 표현했다. 요즘행궁은 행궁동 공방거리와 벽화, 먹거리를 비롯한 수원의 체험문화를 나타낸다.

관광브랜드 개발은 2020년 3월 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에 선정되면서 착수했다. 행궁동을 포괄하는 관광 콘텐츠를 강화해 수원화성의 관광 매력도를 높이고, 행궁마을의 지속가능한 관광생태계 구축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재단이 이 사업에 도전한 이유다.

사업은 행궁동 관광브랜딩, 수원화성 콘텐츠 개발, 수원 근대여행 골목길 지원, 행궁마을 골목 스토리뮤지엄 육성, 행궁마을 지역관광 추진조직 운영과 시간여행 관리·운영조직 육성, 스토리 관광지원거점 조성, 야간관광 지원으로 구성했다.

‘요새화성 요즘행궁’ 관광브랜드를 개발하는 데는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2022년 7월 개발을 시작해 이듬해 4월 완료했다. 개발의 초점은 관광브랜드만 보고 ‘수원화성’을 떠올리도록 하는 점이다. 더욱이 수원화성의 전통성을 살리면서 20~30대 젊은층에도 어필해야 했다.

이진수 주임은 "처음 개발한 관광브랜드 이미지는 수원시 상징물·공공브랜드개발 심사위원회에서 퇴짜를 맞았다"며 "노란색과 빨간색상 중심으로 구현, 너무 가벼운 느낌에 수원화성의 전통성도 부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전문가 자문과 벤치마킹을 거쳐 모든 세대를 아우르도록 베이지색과 보라색 등으로 이미지를 보완했고, 2차 심의에서 통과했다. 

수원문화재단이 개발한 관광브랜드 ‘요새화성 요즘행궁’을 활용한 기념상품을 둘러보는 외국인 인플루언서들.
수원문화재단이 개발한 관광브랜드 ‘요새화성 요즘행궁’을 활용한 기념상품을 둘러보는 외국인 인플루언서들.

# 수원화성·행궁동 관광 활성화 기대↑

새로 개발한 관광브랜드 심의에 앞서 시민 의견도 받았다. 20~50대 수원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개발한 브랜드가 수원화성과 행궁동을 대표하는 관광브랜드로 적합한지, 또 수원화성과 행궁동의 특징을 잘 표현했는지를 물었다. 

적합성 질문에는 56.8%가 긍정 답변(그렇다 41.2%, 매우 그렇다 15.6%)했다. 보통은 28.4%였고, 부정 답변은 14.8%(그렇지 않다 10.8%, 매우 그렇지 않다 4%)에 그쳤다.

특징을 잘 표현했는지에 대해서도 57%(그렇다 43.8%, 매우 그렇다 13.2%)가 긍정 답변을 했다. 보통은 28.4%, 부정 답변은 14.6%(그렇지 않다 11.6%, 매우 그렇지 않다 3%)였다.

수원화성과 행궁동의 관광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44.8%가 ‘그렇다’고 답했다. ‘매우 그렇다’고 답한 시민도 16.6%였다. 이어 보통이다 25.8%, 그렇지 않다 10%, 매우 그렇지 않다 2.5%였다.

새로 개발한 브랜드의 장점으로는 29.8%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꼽았다. 이어 행궁동이 지닌 다양한 관광자원(24.4%), 수원화성의 전통성(20%), 세계문화유산 활용(16.8%), 수원시 색채(9%) 등 순이었다.

이와 별개로 시민들은 다양한 굿즈(기념품) 개발, 다채로운 컬러 활용, 온·오프라인 활성화, 주변 상인과 협력을 통한 브랜드 활성화, 장기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 등이 수원화성과 행궁동 관광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시민들이 꼽은 굿즈는 키링, 케이스, 텀블러, 그립톡, 머그컵 등이다.

‘요새화성 요즘행궁’을 활용한 기념상품들.
‘요새화성 요즘행궁’을 활용한 기념상품들.

# 문체부 로컬100선 유일 관광브랜드

지난 2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외국인 인플루언서, 한국관광공사 외국인 누리소통망 기자단 등 30여 명과 수원을 찾았다. ‘로컬100 보러 로컬로’ 캠페인 세 번째 편 ‘K-수원, 로컬100으로 즐기다’ 현장 방문 차다.

로컬100선(100가지 지역문화)은 문체부가 지역의 문화 매력을 찾아 그 가치를 알리려고 선정했다. 수원문화재단이 개발한 ‘요새화성 요즘행궁’이 유일한 관광브랜드다. 나머지는 전국 각지 축제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수원시는 ‘요새화성 요즘행궁’에 더해 수원화성문화제도 로컬100선에 뽑혔다.

인플루언서들과 수원을 찾은 유 장관은 ‘요새화성 요즘행궁’ 관광브랜드 개발 과정과 브랜드에 담긴 의미를 설명 듣고, 관광브랜드를 활용해 개발한 다양한 관광기념품도 둘러봤다. ‘요새화성 요즘행궁’ 브랜드는 이탈리아 셰프 파브리치오 페라리, 수원에 거주하는 르완다 국적 방송인 모세 등 외국인 인플루언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진수 주임은 "새로 개발한 관광브랜드를 활용해 홍보영상 제작, SNS 이벤트, 관광기념품 제작, 지하철과 버스·공항 등 오프라인 홍보, 팝업스토어 운영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수원화성과 행궁동을 알리겠다"고 했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사진=<수원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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