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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득권이 쌓아올린 21세기 성곽(城郭)

    기득권이 쌓아올린 21세기 성곽(城郭)

    한국사회는 스스로를 ‘기회의 땅’이라고 말해왔다. 노력하면 이동할 수 있고 교육과 성실이 계층을 넘는 사다리가 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의 풍경은 이런 믿음을 점점 희미하게 만든다. 중세에는 돌과 흙으로 성곽(城郭)을 쌓았다면 오늘의 한국은 돈과 권력 등 기득권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성을 만든다. 성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더 안전해지고 밖에 남은 이들은 더 불안해진다.정부는 수년째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규제 완화와 특례 대출, 정책 혼선을 반복하는 동안 집을 가진 사람의 자산은 불어났고 무주택자는 멀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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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9 15:05
  • 길 위의 ‘혁신’

    길 위의 ‘혁신’

    한 해 예산 4조5천866억 원, 첨단산업(판교테크노밸리)과 국내 1호 일반산업단지(하이테크밸리)를 품은 혁신도시, 하루 평균 유동인구 250만 명, 이동 차량 110만 대… 4차 산업 특별도시를 꾀하는 성남시를 대표하는 문구다.하지만 급격히 발전한 도시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짙다. 도로 상황부터 따져보자. 성남의 교통 문제는 각종 기관의 분석자료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경기도교통정보센터가 지난달 공개한 상습 정체구간 조사에서 도시고속도로 8개 노선 20개 구간 가운데 시내 구간이 8곳이나 포함됐다. 분당수서로는 평균 통행속도가 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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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5 14:25
  • ‘인천 뉴스심리지수 개발’에 걱정이 앞서는 이유

    ‘인천 뉴스심리지수 개발’에 걱정이 앞서는 이유

    흥미로운 보고서 하나를 읽었다. 인천연구원 인천경제동향분석센터가 발간한 인천 경제산업 ISSUE& TREND 제25-10호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천시 뉴스심리지수 개발 및 시사점’이다.지역 단위 경제지표는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경기 동향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나 ▶통계 인프라 부족 ▶낮은 공표 빈도 ▶취약한 통계적 대표성 등으로 인해 시의성 있는 지역 경제동향 파악에 한계가 따라 인천경제동향분석센터가 기존 지역 경제지표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경기 흐름 진단의 속보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인천시 지역 경제 관련 뉴스를 활용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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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9 15:18
  • ‘외로움국(局)’…이름이 불편한 이유

    ‘외로움국(局)’…이름이 불편한 이유

    인천시가 내년도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외로움국’과 ‘농수산식품국’ 신설이 핵심이다. 외로움국(局)은 고립·은둔·고독사 등 이른바 ‘외로움’에 관한 정책을 전담하며 지역 통합돌봄 사업을 내실화하겠다는 구상이다.겉으로는 급변하는 사회·산업 환경에 대응해 복지·돌봄체계를 선제적으로 강화하려는 결단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직의 명칭과 언어 선택을 들여다보면 이 개편안은 의도를 충분히 설명하기보다 오히려 혼란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외로움국이라는 이름이 그렇다.외로움은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는 언어다. 사회적 고립, 은둔, 고독사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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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6 14:29
  • ‘임태희표 경기교육’, 유네스코가 주목한 이유는

    ‘임태희표 경기교육’, 유네스코가 주목한 이유는

    살면서 배움과 관련한 덕목으로 가장 많이 접하는 말 중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不亦說乎(불역열호)’가 있다. 공자는 논어의 첫 구절에 이 가르침을 담았다. 배운 것을 익혀나가며 즐기는 배움의 완성이 곧 학습으로, 학습의 위대함을 강조했다.또 한편 공자의 교육철학은 ‘행유여력 즉이학문(行有餘力 則以學文)’으로 잘 설명된다. 부모님께 효도하고 윗사람을 공경하며 언행이 근엄하고 믿음성이 있으며, 널리 여러 사람을 사랑하고 인을 가까이하되 이를 실천하고도 남은 힘이 있으면 학문을 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배움의 목표는 지식교육보다 인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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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2 15:32
  • 전국체전, 진정한 국민적 스포츠 잔치로 거듭나야

    전국체전, 진정한 국민적 스포츠 잔치로 거듭나야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 종합대회인 제106회 전국체육대회가 17일부터 7일간 부산시 일원에서 개최된다. 부산에서 열리기는 2000년 제81회 대회 이후 25년 만이다.과거 전국체전은 스타 등용문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전국체전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키워온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스포츠 축제였다.자치단체장이 당연직 체육회장을 맡았던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체전이 열리면 각 시도 선수단은 물론 이들을 응원하는 응원단이 지자체별로 구성돼 일주일 동안 개최지역 경기장을 돌며 응원전을 벌였다. 자의반 타의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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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5 14:30
  • 마음도 러닝이 필요한 시대

    마음도 러닝이 필요한 시대

    가족 간 끔찍한 살인, 아동·청소년 범죄, 극단적 선택이 끊이지 않는다. 아동 가정폭력과 청소년 간 집단폭력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며 안전해야 할 가정과 학교가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보여 준다.아이들이 폭력의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장면은 한국사회의 정신건강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정치인과 지도자들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세 치 혀’로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고 여전히 맹목적인 패거리 문화가 판을 친다. 진실과는 상관없이 사회는 편 가르고 갈라지는 방식으로 나뉘었다.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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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24 16:11
  •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갈등⋯소송·철수 기로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갈등⋯소송·철수 기로

    법원이 최근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인하를 요구한 면세업체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조정안 불수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16일 인천지방법원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강제조정안은 수용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공사 측은 강제조정안을 수용하면 다른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 입찰 공정성 훼손 등이 우려되며 두 면세점과 계약한 임대료 인하 요건에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면세점 입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입찰 때 낙찰가를 높게 쓴 뒤 경영이 어렵다며 깎아 달라고 하면 깎아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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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17 14:12
  • 외양간 고치기

    외양간 고치기

    성남중앙지하도상가 제5차 점포 입찰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꼬리를 문다.발단은 상인회 주도로 만든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었다. 여기선 입찰 전부터 담합을 의심케 하는 대화가 오갔다. “조용히 입찰하고 외부에 알리지 말라”, “가격을 높게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식의 글이다. 특히 “여러분이 다 성공해야 1년간 걱정하며 기획하고, 두 달 전부터 작업치며 요구하고 노력한 게 빛날 수 있다”고도 했다. 심지어 성의를 표하는 은행계좌도 등장했다.그 방에 있던 90여 명 모두가 글대로 따랐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내용만으로도 현행법이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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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10 16:26
  • 조찬 모임에 배어 있는 인천 경제인의 속모습

    조찬 모임에 배어 있는 인천 경제인의 속모습

    경제부에 근무하다 보니 생활 패턴이 바뀐 게 하나 있다. 잦은 조찬 및 만찬 강연회 참석에 따른 반강제적 공부다. 대부분 오전 7시 30분께 시작하는 아침 행사에는 대다수 경제인이 30분 전에 도착해 안부를 묻고 수인사를 나눈다. 이어 1시간 30분 강연을 듣고 식사를 함께하며 속 깊은 토론을 벌인다.대표적 모임이 인천경영포럼이다. 10월 23일 ‘500회 특별강연’으로 대한민국 최고령(105세) 수필가이자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초빙해 ‘삶, 100년을 되돌아보다’를 들을 예정인 경영포럼은 올해로 창립 26주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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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3 14:43
  • 노란봉투법

    노란봉투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 개정법률안, 일명 노란봉투법이 지난 24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도 하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저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노란봉투법은 국회에 상정되기 전부터 경영계의 반대가 심했다.노란봉투법의 시작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 사건 당시 사측이 파업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수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은 노동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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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27 14:41
  • 유정복과 조국, 기회와 재기의 땅 ‘계양을’

    유정복과 조국, 기회와 재기의 땅 ‘계양을’

    최근 사면·복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출소 후 광폭 행보를 이어 가며 논란을 빚는 가운데 내년 6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까지 겹치면서 파장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본인의 공식 입장은 없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상징성이 겹친 지역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풍문을 넘어 중대한 전략적 함의를 갖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국’이라는 이름이 지닌 상징성과 ‘계양’이라는 정치적 무대가 맞물리며 인천 정가가 요동치는 것이다.계양을은 지난 20여 년간 인천 변방에서 전국 정치의 전면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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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24 18:00
  • 성수기

    성수기

    올해 여름방학은 유독 짧아 채 한 달이 안 됐다. 아이에겐 아쉬움이 컸겠지만 엄마 입장에선 기나긴(?) 4주였다. 방학 기간 수영장을 다녀오고, 물놀이가 가능한 강원도 쪽 숙박시설도 이용했다. 개학하면 반 친구나 또래 아이들끼리 방학 중 있었던 여행 등 경험을 자랑하는 터라 내내 집에만 있게 할 수도 없다.방학 기간 아이가 가장 기대했던 건 강원도 가족여행이었다. 출발 3~4일 전부터 빨리 여행 당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불렀다. 예약한 숙박시설까진 차량으로 4시간 정도 걸렸다. 짐을 푼 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해변. 신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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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20 15:35
  • 유정복 인사의 역설… ‘오소독스(orthodox)의 덫’

    유정복 인사의 역설… ‘오소독스(orthodox)의 덫’

    신언서판(身言書判). 당나라 문인 두우(杜佑)가 인재를 평가할 때 내세운 네 가지 기준이다. 몸가짐(身)과 소통(言), 문서(書), 판단력(判)을 통해 사람의 됨됨이와 역량을 가늠한 이 틀은 AI 시대인 요즘도 정치지도자를 바라보는 준거로 여전히 유효하다.유정복 인천시장은 3선 국회의원, 두 차례 장관을 거쳐 대선 경선에도 참여한 중량급 보수 정치인이다. 그러나 민선8기 인천시정을 이끄는 그의 리더십과 인사 스타일은 화려한 정치이력에서 기대된 중량감에 비해 경량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출발은 파격이었다. 첫 여성 정무부시장과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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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12 12:30
  • 분노로 당겨진 방아쇠, 대안은?

    분노로 당겨진 방아쇠, 대안은?

    총기 난사. 이 단어가 주는 공포감은 익숙지 않으면서도 낯설지 않다. 주로 미국 이야기라고 여겼지만 점차 우리 사회에도 서서히 번지는 느낌이다. 지난 7월 미국 맨해튼과 네바다에서 각각 발생한 총격 사건은 ‘총기 소지의 자유’가 ‘공포의 일상화’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총격으로 경찰관이 사망하고 거리에서 시민들이 쓰러지는 장면은 미국이 직면한 총기 문제의 생생한 민낯을 보여 줬다.미국에서는 총기 소지가 합법이다. 헌법에 따라 ‘자기방어’를 명분으로 무기를 소지할 권리가 보장된다. 문제는 이 권리가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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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06 14:03
  • 취업난·불만족·조기 퇴사… 청년실업 악순환

    취업난·불만족·조기 퇴사… 청년실업 악순환

    인구 감소, 제조업·건설업 부진 등 여파로 청년층 취업자가 최근 줄어드는 추세다. 졸업 후 1년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비중이 증가한 가운데 근로 여건이 불만족스러워 첫 직장을 일찍 그만두는 청년인구가 늘면서 중소기업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미취업 청년 수는 계속 늘고 그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는’ 청년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청년실업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통계청의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자는 368만2천 명으로 전년 대비 15만 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용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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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30 15:32
  • 쌍령공원의 그림자

    쌍령공원의 그림자

    야속한 폭우가 지나가니 연일 극심한 폭염이 이어진다. 무덥다 못해 무서울 정도다.옆 동네 광주시만 가도 체감 정도는 다르다. 빽빽한 도시와 다르게 어느 곳을 향하더라도 푸른 숲이 보이는 덕분이겠다. 이상기후로 뒤덮인 도심의 열기가 푸르름의 소중함을 말하는 듯하다.이렇듯 자연녹지를 보존하고자 지자체마다 장기미집행 공원 부지를 속속 개발(완공)한다. 광주시 쌍령공원도 2022년 협약을 맺고 2029년 완공을 목표로 민간특례사업이 진행 중이다. 도시공원일몰제 시행으로 자원이 부족한 공공 대신 민간이 공원을 조성하는 조건 으로 일부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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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23 15:31
  • 인천시의 자신감이 착시가 아니길 바라며

    인천시의 자신감이 착시가 아니길 바라며

    최근 인천에서 의미 있는 경제 세미나가 열렸다. ‘인천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대응 방향’이란 주제로 인천시와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마련한 행사였다. 모시는 글에는 “인천경제는 전국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이어 가고 있다. 바이오 등 신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주관한 행사이니 덕담으로 생각하거나 ‘경제는 심리’인 만큼 시정부까지 나서 앓는 소리를 할 필요까지 없다며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뭔가 불편했다. 상대적으로 CEO 조찬포럼을 취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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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16 15:08
  • 환경보호는 의무다

    환경보호는 의무다

    건강을 생각해 출퇴근 전후 시간이 날 때마다 집 근처에서 1시간 정도 산책을 하곤 하는데 길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다.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밤늦은 시간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 주택가 인근 공원 등에서 먹는 일이 늘면서 버려지는 쓰레기도 덩달아 늘어났다. 눈에 보이는 곳에 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기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비닐 또는 일회용 용기 등 플라스틱류이거나 종이컵, 캔, 깨진 병 등이다. 건물 틈이나 나뭇가지 또는 보도블록 사이 등에 꽂혀 있던 비닐이나 플라스틱은 바람이 불면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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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09 15:37
  • 정치인의 유감

    정치인의 유감

    얼마 전 동네 놀이터에서 초등학생 몇몇이 한 아이를 두고 추격전을 펼쳤다. 뒤쫓는 아이들은 계속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는 아이의 움직임을 공유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던 아이는 머지않아 멈춰 섰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숨이 가쁘긴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숨을 고른 아이들은 도망가던 학생을 다그쳤다. ‘사과’하란 말이 전부였다. 학생은 쭈뼛거릴 뿐 제대로 말을 못 했다. 아이들의 한바탕 소란 이유는 간단했다. 도망가던 학생은 함께 어울리고 싶었지만 형들에게 쉽사리 같이 놀자는 말을 못 했다. 대신 형들이 놀던 공을 발로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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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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