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프리즘 549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 응원봉을 넘지 못한 권력의 방망이, 시대를 바꾸는 청년

    응원봉을 넘지 못한 권력의 방망이, 시대를 바꾸는 청년

    올 한 해 대한민국은 시대적 균열을 여실히 드러냈다.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이 표면화되며 많은 이들이 혼란과 불안을 겪었다. 그 속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리더십이 거대한 권력의 방망이를 휘두르려 했지만 그 힘은 결국 젊은 세대의 가벼운 응원봉을 넘지 못했다. 오늘날 MZ세대는 선진국에서 경험한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한 세대다. 그들에게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는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은 미래로 향하는 길이다. 최근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그 정점이었다. 이는 마치

    기호일보
    2024-12-22
  • 첫 번째는 비극, 두 번째는 소극(笑劇·farce)으로

    첫 번째는 비극, 두 번째는 소극(笑劇·farce)으로

    카를 마르크스는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이라는 작은 논문에서 역사에 대한 헤겔의 논리를 패러디해 처음에는 비극으로, 두 번째는 소극(우스꽝스럽고 터무니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짤막한 희극)으로 반복된다고 적었다. 나폴레옹 1세가 1799년 쿠데타를 일으켜 황제가 되는 과정이 비극이었다면 그의 조카 나폴레옹 3세가 1852년 황제에 오르게 되는 과정을 소극이라고 본 것이다. 마르크스가 보기에 나폴레옹 3세는 "기괴할 정도로 평범한 인물(grotesque mediocrity)"이었는데 나폴레옹 1세의 조카라는 이유로 황제 자리

    기호일보
    2024-12-08
  • 쟁이들의 현장 용어

    쟁이들의 현장 용어

    공방과 현장을 오가면서 필자가 오랜 세월 무수하게 받아 온 질문 중 하나는 "우리의 현장 용어는 왜 정립돼 있지 않는가?"입니다. 우리말이든 외래어든 모두 이해할 만한 용어가 있을 법한데, 마치 방언 같은 말들이 너무 난무한다는 겁니다. 남이 하는 말을 알아듣기도 어렵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구사하기도 어려우니 가끔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죠. 현장에 처음 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테고, 그것은 필자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올바른 용어를 정립해 사전처럼 만들어 다함께 사용하면 좋

    기호일보
    2024-12-01
  • 협력이 빚어낸 스파크(spark)

    협력이 빚어낸 스파크(spark)

    아이디어는 자발적 심리상태에서 가장 잘 떠오르는 경향이 있다. 윗사람에게 평가받는다고 느껴지면 제안을 주저하기 마련이다. 각 구성원이 동등한 상태일 때 ‘사회적 억제’ 차단이 가능하다. 글로벌 디자인회사 IDEO(아 이디오) 디자이너이자 CEO인 톰 켈리는 회사 문제 해결법인 브레인스토밍 참여 시 진행자에게 결정권을 위임했다.인상주의 탄생 배경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는 ‘협력(協力)’이다. 현대미술의 싹을 틔운 인상주의는 천재 한 사람이 만들어 낸 화풍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새로운 화풍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했지만, 서로 돕고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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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1-24
  • 원도심 활성화, 주민이 중심이 돼야

    원도심 활성화, 주민이 중심이 돼야

    인천 원도심은 근대화의 중요한 역사적 자산을 간직한 곳으로 개항장 거리와 차이나타운, 근대건축물 등은 그 지역의 독특한 정체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원도심은 점차 활력을 잃으며 쇠퇴하게 됐고, 그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도 저하됐습니다. 이 지역은 한때 활기차고 번성했지만 현재는 고립되고 침체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행복마을가꿈사업’입니다. 행복마을가꿈사업은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자신들의 마을을 변화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도록 돕는 것

    기호일보
    2024-11-17
  • 전통과 개인의 재능

    전통과 개인의 재능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손에 휴대전화가 쥐어져 있고, 그 안에는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누구나 손쉽게 시공간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생성된 이미지들은 기록으로 보관되기도 하지만 예쁜 사진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려지기도 한다. 이렇게 찍고, 보고, 사라지는 행위들은 반복·확산될 것이다.순간을 찍으려는 자와 찍히지 않으려는 자와의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사진작가 카르티에 브레송이 말하는 ‘결정적 순간’을 찍기 위해서는 피사체의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그럴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적을 것이다. 또한 이 결정적 순간은 아름다울 때도

    기호일보
    2024-10-27
  • 진화해야 하는 공예박람회

    진화해야 하는 공예박람회

    지자체별로 매년 공예박람회가 열리고 영·호남교류전처럼 지역을 넘나드는 박람회가 열리는 도시도 있는데, 인구 300만 광역시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간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은 도시가 바로 인천광역시입니다. 공예 관련 유일한 인가단체인 ‘인천공예협동조합’이 2018년과 2019년 두 번에 걸쳐 조합 자비로 개최했던 것이 전부입니다.공예 분야는 양산 체제를 갖춘 공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1인 사업장이거나 판매장 없이 외진 곳에 소규모로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아 분야, 작품, 공방 그리고 작가를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형

    기호일보
    2024-10-20
  • 다시 찾은 유럽, 그 골목길의 속삭임

    다시 찾은 유럽, 그 골목길의 속삭임

    30년 만에 훌쩍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스페인의 쨍한 햇살 아래 골목길을 걸으며 한때 이곳을 여행하던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여유로운 사람들, 그들의 일상 그리고 그 속에 녹아 있는 역사와 문화가 훨씬 더 깊게 와닿았다. 유럽의 골목마다 넘치는 활기와 사람들의 대화는 그들이 역사를 단순히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 줬다.스페인의 노천 카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마치 시간을 초월한 듯 보였다. 그들은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고, 끊임없이 대화

    기호일보
    2024-10-06
  • 여행이 준 선물

    여행이 준 선물

    여행은 호기심의 발동에서 시작되고 낯섦과 마주하며 ‘잃어버린 나’를 발견하게 해준다. 통신의 발달로 이국적이고 먼 곳의 사정도 잘 알 수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남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점이 늘 남아 있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외국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파리는, 뉴욕은, 서울은 어떻게 생겼는지 시골의 사랑방에선 그곳을 다녀온 사람에게 묻곤 했다. 인간은 내가 살아가는 영역(territory) 바깥에도 관심이 많다. 이런 호기심은 남들이 살아가는 모습인 소설을 읽게 하는 동인(動因)이기도 하다.여행은 문밖

    기호일보
    2024-09-08
  • 목수들의 정년

    목수들의 정년

    목수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입니다. 인간이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던 행위들이 지금은 사냥과 낚시라는 취미가 되기도 했지요. 스스로 즐기는 E.I.Y(enjoy it yourself) 문화로 태어난 것입니다. 그에 비해 목수들이 하는 일은 건축, 인테리어, 가구 등에 큰 비중으로 자리 잡고 있음에도 선진국 국민의 일부가 여가 삼아 할 뿐 크게 주목받지 못합니다. 나무를 다룬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취미가 되겠으나 직업을 삼는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가 되는데, 그것은 나무가 가진 진정성 때문이라고 필자

    기호일보
    2024-07-21
  • 불평등!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불평등!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상승 폭도 커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른다. 이 소식에 누군가는 웃음 지을 것이고 누군가는 실망할 테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무감각할지도 모른다. 30억~40억 원 하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월급쟁이나 소상공인들의 소득으로는 가까이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같은 나라에 살지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는 평소 ‘경제사회적 불평등 완화’를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책이 출판돼 독

    기호일보
    2024-07-14
  • 무엇이 인천을 바꾸는가?

    무엇이 인천을 바꾸는가?

    요즘 시내버스에 ‘글로벌 톱텐시티’를 광고하는 문구를 자주 목격한다. 언뜻 봐서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인천을 세계 10대 도시로 우뚝 세우겠다는 내용인 듯하다. 말대로 인천이 글로벌 톱텐시티가 된다면 인천에 산다는 건 일면 자부심이 생길 수 있는 구호일 듯도 하다. 내가 사는 도시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잘 갖춰진 명품 도시로 인정받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만족스러운 자부심일 것이다. 얼마 전 인천 인구가 300만 명을 넘어 명실상부한 메가시티를 완성하고 있다는 보도가

    기호일보
    2024-06-30
  • 사진을 왜 만드는가?

    사진을 왜 만드는가?

    사진은 어떤 모습을 있는 그대로 찍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고전적 정의(定義)다. 요즘은 사진을 합성하는 기술이 발달해 상상의 세계를 있었던 사실처럼 만든다. 합성만이 아니라 AI가 요구 조건에 맞게 사진을 새롭게 창조한다.며칠 전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경기에서 중국이 우리나라에 0-1로 패하자 화가 난 중국 네티즌들은 손흥민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을 만들어 SNS에 올렸다. 그들의 불편한 심기를 사진으로 드러낸 셈이다. 잘못된 행위를 비판하기에 앞서 이런 현상이 지구촌 일상이 됐음을 보여 준다.사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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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16
  • 이해할 수 없는 건축조형물들

    이해할 수 없는 건축조형물들

    도심 거리 건축물 앞에는 조형물들이 있습니다. 시민들 누구나 문화예술품을 보고 즐기도록 하는 ‘건축물에 대한 미술장식’, 즉 문화예술진흥법이 1972년 시행되면서 빌딩부터 아파트 어디랄 것 없이 많은 조형물이 세워지고 있습니다.건축물 총면적 1만㎡ 이상 건축물에는 총건축비 일정 부분을 반드시 조형물에 투자해야 한다는 법에 따라 벽화, 회화, 조각, 조형물과 물레방아나 분수대 같은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세워졌습니다.이러한 조형물 설치를 건축주 자율에 맡겨야 하는가 혹은 시민들이 문화예술작품을 상시 감상할 수 있게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기호일보
    2024-06-09
  •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눈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눈

    최근 우리 경제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이슈가 뜨겁다. 금투세는 금융투자행위로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과세되는 세금으로, 2020년 국회에서 제정돼 202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정치권에서는 2025년 1월 1일부터로 시행을 유예시켰다.그런데 최근 대통령은 시행하지도 않은 법을 아예 폐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찬성과 반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증권거래세가 손실을 입고도 거래에 대한 세금을 내야 했다면 금투세는 소득이 발생했을 시 세금을 내는 제도다. 그마저도 소득이 5천만 원을 넘지 않으면 과세하지 않게 했다(증권 거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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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26
  • 문제는 경제다

    문제는 경제다

    부동산 급등을 비롯한 불평등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결과, 중앙과 지방정부의 운영 권한자가 바뀌고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변화를 바라는 민의를 얼마나 잘 반영하고 해결했는지에 대한 중간 평가가 있었다. 나라를 대표하고 운영 책임을 부여받은 새로운 위정자들이 역사적 책임감을 갖고 민의를 반영해 국가와 지방정부를 제대로 운영했는가에 대한 중간 성적표를 받아 드는 순간이었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2년의 과정에서 빠르게 변화해야 할 것과 단계적 변화에 대한 준비와 노력이 부족했고, 국민이 원했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는

    기호일보
    2024-05-12
  • 봄길, 꽃길에서 만난 사람

    봄길, 꽃길에서 만난 사람

    요즘 산과 들은 말 그대로 만화방창(萬化方暢)이다. 꽃나무들이 앞다퉈 꽃을 피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영산홍이 아파트 화단에서 연분홍빛을 뽐낸다. 자목련과 동백이 피었던 나무 아래엔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휴대전화를 들고 동백꽃이 진 자리를 찰칵하다 송찬호 시인의 ‘동백이 활짝’이라는 시구를 떠올렸다."나는 어서 문장을 완성해야만 한다/ 바람이 저 동백꽃을 베어 물고 땅으로 뛰어내리기 전에."천리포 자목련은 동백꽃 못지않게 매혹적이다. 카메라를 둘러메고 천리포수목원으로 향하도록 동백꽃은 나를 떠민다. 그곳은 민병갈이라는 한

    기호일보
    2024-04-28
  •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보는 희망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보는 희망

    직업 목수이며 크리스천인 필자가 자신을 목수라고 처음 말할 수 있었을 당시, 왜 목수가 됐느냐는 친구들 질문에 "예수님도 목수셨다"라고 짧게 대답하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예수님을 잘 모를 때였지만 왜, 어떻게 목수가 됐는지를 다 설명하기 벅차니 그렇게 대답했던 것이죠. 이 칼럼에서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종교나 신앙 이야기가 아니라, 예수님이 오셨다는 마구간 구유라는 세상 가장 낮은 곳에 비해 우리는 더 높은 곳만 바라보며 교만을 키우고 산 것은 아닐까 하는 점과 혹 그 교만이 우리를 어렵게 만든 원인 중 하나는 아닐까 하는 것

    기호일보
    2024-04-21
  • 우리 사회는 어떻게 조직되고 운영돼야 하는가

    우리 사회는 어떻게 조직되고 운영돼야 하는가

    국회의원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21세기 들어 치른 총선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그러나 우리 정치권은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기 위해 꼭 알아 둬야 할 다양한 정책이라는 상품을 보여 주지 못했다. 거대 양당이 내건 선거 핵심 워딩은 ‘○○ 심판’이었으며, 선거 기간 네거티브 이상을 보여 주지 못했다. 선거가 종반으로 갈수록 극단적이고 험한 말들이 난무하는 장면은 여전했다.그동안 우리 정치리더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념의 시대는 지났고,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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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14
  • 선진국 자부심과 지속가능성

    선진국 자부심과 지속가능성

    "눈떠 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 청년세대가 태어날 때부터 대한민국은 선진국이었다. 세계 순위권의 경제력과 교육수준도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시대를 산다. 대한민국의 여권 파워는 해외여행을 통해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한민국의 문화와 영향력은 선진국 지위를 당연하게 만든다. 국방력 또한 세계적 수준을 유지한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선진국 지위를 갖춘 자부심은 당연하다 하겠다.그러나 당연한 자부심이 일순간 만들어지지 않았듯이 언제까지 지속되는가는 의문이다. 저출산, 저성장과 고물가

    기호일보
    202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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