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아낌없이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리며, 20년 뛰던 그라운드를 떠나 지도자로 ‘제2의 축구인생’에 도전하겠습니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김학철(36)이 오는 9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2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지난 2004년 창단 멤버로 인천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김학철은 1995년 대우에서 K-리그에 데뷔한 뒤, 284경기를 뛰며 보여준 ‘특유의 성실함’은 그의 상징이 됐다.

인천의 플레잉코치로 제2의 축구인생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학철 선수에게 지금까지 걸어온 ‘축구인생’을 들어본다.

다음은 김학철의 일문일답.
-은퇴 소감은.
▶젊은 선수들이 들어와서 잘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은퇴를 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선수로서 이루고 싶었던 목표를 이루었기 때문에 지도자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어서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현재 284경기 출전을 했는데 300경기 출전에 대한 미련은 남지 않았는지.
▶올해 초에는 솔직하게 미련이 있었다. 300경기 출전이라는 매력. 그리고 기록에 솔직히 욕심이 났다. 하지만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버려야 할 것이 생기기 때문에 과감하게 버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6개월 동안 플레잉 코치생활은.
▶코치는 선수들 위주로 생활해야 하고 무엇보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선수시절보다 더 큰 것 같다.

-존경하는 장외룡 감독에게 배우고 싶은 점은.
▶‘인내’를 가장 배우고 싶다. 감독님은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기관리를 잘하신다. 이런 점을 배우고 싶다.

-영화 ‘비상’이 자신에게 남겨준 것이 있다면.
▶10년이든 20년이든 지나도 추억을 다시 볼 수 있고 감동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축구를 시킬 생각이 있는지.
▶본인이 원한다면, 그리고 능력과 의지를 갖추었다면 시킬 생각이다.
-수비수에게 필요한 자질은.
▶책임감이다. 맡은 지역과 맡은 선수만큼은 철저하게 막아내겠다는 책임감이 우선 필요하고 수비에서 공격이 시작되는 만큼 수비수들의 공격전개력이 필수라고 본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들에게는 강한 정신력을 요구하고 싶다. 축구를 포기하고 싶은 고비를 만나게 된다. 그 고비를 만났을 때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짧게 선수생활을 하지 않고 길게 프로에서 버티고 싶다면 강한 정신력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지도자로서 어떤 선수를 키워내고 싶은가.
▶아직 지도자 수업을 받는 중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고비를 만났을 때 그 고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강한 정신력과 인성, 성실 등을 갖춘 선수를 키워내고 싶다.

-인천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많은 비판도 있었고, 많은 사랑도 주신 팬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팬들의 성원이 선수생활동안 큰 힘이 됐고 그런 비판과 사랑 속에서 한 단계 한 단계 나 자신이 성장해온 것 같다. 그런 나는 행복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사랑한다’라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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