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경선을 앞두고 전국적 지지조직인 ‘민주평화광장’ 출범을 통해 출마 채비를 마쳤다.

 이 지사를 지지하는 민주평화광장을 보면 전 경기지사이자 통합민주당 대표였던 정치인 손학규의 모습이 언뜻 떠오른다.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당내 큰 비중을 차지했던 손학규계 출신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이재명 지사를 차기 대권주자로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해서다.

 민주평화광장의 공동대표를 맡은 조정식 의원부터 과거 손학규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지금은 5선을 지낸 경기도의 대표적 여권 인사이지만, 초선 시절 같은 한나라당 출신인 손학규 대표와 맥을 같이하면서 손 대표의 대선 출마 계획을 외부에 알리거나 의중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정치적 동반자 역할을 한 바 있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치인들 중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정성호 의원 역시 과거 당내 비주류였던 손학규계로 분류되던 인물이었다. 여기에 민주평화광장 김병욱 의원과 김영진 의원은 손 전 대표의 재·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까지 내줬던 인사들이며, 임종성 의원은 손 전 대표의 수행을 맡으면서 키운 정치력을 토대로 재선 국회의원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던 이들이 이제는 이재명을 대선주자로 만들기 위해 다시 모였다. 손 전 대표가 2012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내세웠던 가치였던 ‘저녁이 있는 삶’을 대신해 이제 ‘이재명의 공정’을 새로운 시대의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은 당내에서 철저한 비주류 인사이다. 비주류 출신으로 당대표까지 지낸 손학규 전 대표와 비교하더라도 변변한 당직 하나 맡아 본 적 없고, 국회의원 한 번 해 본 적 없는 그야말로 변방의 장수다.

 과거 비주류 정치인 손학규를 대표 선수로 만들고자 고군분투했던 이들의 시즌2가 이제 다시 시작된다. 이재명이라는 또 다른 비주류 인사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고자 하는 이들의 도전이 이번에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당내에서 주축 세력들을 중심으로 지펴지고 있는 경선 연기론이 이들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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