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전통예술단을 만들기 위해 정말 오랜 시간 준비하고 기다렸습니다.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기획서는 영영 서랍 속에서 잠들고 있었을지 몰라요."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지역대표 예술단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과천시전통예술단 대표 임정란<사진> 명창의 말이다.
올해 ‘지역대표 예술단체 지원사업’에 선발된 경기지역 단체는 3곳으로, 이 중 2년 연속 지정된 곳은 과천시전통예술단이 유일하다. 이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신설된 과천시전통예술단은 한국경기소리보존회, 줄타기보존회, 과천무동답교놀이보존회 등이 전통예술을 계승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함께 만든 민간예술단체다.
1935년 과천에서 창단해 전국을 배경으로 활동했던 전통예술 가무악단 ‘대동가극단’의 명맥을 이으며 무형유산인 ‘경기소리’와 ‘과천무동답교놀이’, 국가무형유산인 ‘줄타기’를 중심으로 과천의 고유성을 살린 전통예술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임 명창은 "‘대동가극단’을 만들고 이끈 임종원의 후손으로서 예술단을 만들고 맥을 잇기 위해 노력했다"며 "사비를 들여 공연을 열고 세미나도 개최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31호로 경기소리긴잡가 보유자인 임 명창은 유독 예인이 많았던 ‘광대 집안’에서 태어나 1964년 이창배 명창에게 사사하며 국악의 길로 들어섰다.
임 명창은 "옛날에는 예인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어릴 때 ‘광대 집안’이라는 놀림을 받기도 했을 정도였다"고 회상하며 "소리를 하게 된 것도 우연한 계기였고, 당시 늦깎이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로지 소리만 하며 오랜 시간 예인으로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고 자란 고향으로 돌아와 소리를 알리고 잇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 명창이 긴 시간 꿈꿨던 과천시전통예술단은 현재 15명의 단원이 기악, 무용, 소리 등을 맡아 그 옛날 가극단처럼 복합예술을 지향하고 있다. 그는 예술단의 방향성에 대해 "경기소리를 중심으로 하지만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계승함과 동시에 대중과 소통을 위한 창의적이고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또 "우리 것을 잇는 젊은 예술인들이 활동할 기반을 마련해 주고 싶다"며 "지자체 지원 없이는 단체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기가 사실 어렵다. 더 많은 이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게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게 주는 게 목표"라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