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한 교육지원청에서 평범히 진행하던 수업의 생태계에 조용한 변화의 물결을 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이다.

‘너른강’은 ‘너른(廣) 광주’와 ‘강(河) 하남’을 의미하며, 광주와 하남지역을 대표하는 명칭으로 이 지역에서 교사들이 서로의 수업을 참관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새로운 교육의 형태를 이끌어내고 있다.

행정은 대폭 줄이고, 교사의 성장을 키우는 것을 초점을 맞춘 이 정책은 지역 전체를 ‘하나의 수업 공유 생태계’로 확장시키는 촉매가 되고 있다.

학교와 교사의 수업성장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이끌어내고 있는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한마당을 소개해 본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에 참석한 교사들의 활동 모습.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에 참석한 교사들의 활동 모습.

# 광주하남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을 통해 지역 교사들의 수업 공개 및 나눔을 통해 교육 전문성을 높이고 협력적 성장을 돕도록 마련했다.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들이 서로의 수업을 참관해 서로가 배우고 전문성을 한층 더 강화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또 교사 간의 협력과 성찰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 협력적 성장의 가치관을 만들고 수업의 활성화를 통해 학교 현장의 교육 변화를 이끌어내는 활동이다.

하이러닝(Hi-Learning),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수업, 메타버스, 디지털 도구 활용 수업, 융합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교수학습 모델을 이용하고 수업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수업 전·후 협의회를 통해 수업 설계 의도와 학생 반응을 성찰하며 수업나눔 문화를 확산한 사업이다.

이렇듯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수업공개 및 나눔에 대한 행정적 지원 등을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에 참석한 교사들의 활동 모습.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에 참석한 교사들의 활동 모습.

공개 수업을 희망하는 교사는 복잡한 서류 작성이나 절차 없이 간단한 양식의 신청서만 제출하면 된다.

이후 정리·안내·공유 등의 절차는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이 직접 수행해 교사들이 행정처리 대신 수업 설계와 실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 공개 수업의 핵심 자료인 수업 지도안을 패들렛(Padlet)에 일자별로 정리해 업로드함으로써, 교사들이 별도의 파일 배포나 공유 절차 없이 자신의 교육과정을 투명하고 간편하게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수업을 참관하는 교사들은 패들렛에 게시된 지도안을 먼저 확인함으로써, 기존처럼 단순히 같은 교과만 참관하던 방식에서 벗어났다.

특히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수업방법, 평가 방식, 수업 구조 등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참관할 수 있는 폭이 크게 넓어졌다.

이와 같은 방식은 ‘수업참관 = 교과 중심’이라는 고정된 틀을 깨고, 교사가 원하는 전문성 성장 영역에 따라 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수업나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에 참석한 교사들의 활동 모습.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에 참석한 교사들의 활동 모습.

# 교사역량에도 전폭적인 지원

‘교사의 성장은 곧 학생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말과 같이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교사들이 스스로 수업을 성찰하고 동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수 및 연구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먼저, 동료교사와 함께 성장하는 전문적 연수 프로그램인 ‘동료교사와 함께 하는 수업톡talk’을 운영해 6명의 교사가 자신의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시도한 수업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했다.

‘질문하라! 제안하라! 성찰하라!’를 주제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사고 확장 민주시민 프로젝트 수업(AIR 모델), 하이러닝 기반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적용해 ‘Doing History(역사학자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며 주도적으로 역사 탐구 과정에 참여하는 것)’를 실천한 사례 등 실제 교실에서 이뤄진 깊이 있는 실천 경험이 소개됐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사들은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서로에게 질문하고 제안함은 물론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 속에서 얻은 성찰과 영감을 나누며 실천적 지혜를 확장해 나간다.

또 수업 공개 이후 수업나눔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는 교사들을 위해 ‘수업 나눔, 무엇을 해야 할까’ 연수를 별도로 마련하기도 한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에 참석한 교사들의 활동 모습.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에 참석한 교사들의 활동 모습.

이 연수에서는 공개수업을 기반으로 한 나눔 대화의 구조, 효과적인 성찰 방법, 학생의 배움 관점에서 수업을 분석하는 방법 등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략과 노하우를 제공해 교사들이 수업나눔 활동을 부담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1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광주하남에듀테크미래교육연구회 등 35개 연구회를 대상으로 상호 현장참관 중심 프로그램을 1대1로 매칭·운영해 서로의 학교를 방문하고, 실제 수업 장면을 관찰하는 등 학급 운영 방법을 직접 배우도록 했다.

이 외에도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학교가 수업나눔을 위해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 행정·물리적 업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도 강화했다.

교사가 직접 정리해야 했던 수업 공개 일정, 문서 취합, 공유 절차 등을 교육지원청이 중앙에서 통합 처리함으로써, 학교의 업무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였다.

또 학교마다 다른 환경을 고려해 수업참관록·수업나눔지 등은 학교에서 이미 사용 중인 양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해 ‘교육지원청 양식에 맞추기 위한 재작성’이라는 비효율을 제거했다.

마지막으로 수업나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소규모 물품·자료를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이 학교로 직접 제공해 학교의 부담을 사전에 줄여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수업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되도록 했다.

# 성장해 가는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은 올해 역대 가장 많은 교실이 열리고 가장 많은 교사가 행사에 참여했다.

올해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에 참여한 학교는 ▶상반기 초등학교 17개교 42개 교실, 중학교 20개교 36개 교실 ▶하반기 초등학교 25개교 68개 교실,  중학교 26개교 49개 교실에 달한다.

광주·하남 지역 수업 참관 교사들이 교실을 직접 방문해 수업 현장을 살피는 모습.
광주·하남 지역 수업 참관 교사들이 교실을 직접 방문해 수업 현장을 살피는 모습.

또 광주하남 소속 600여 명의 수업참관교사와 탐구수업공동체 수업지원단 및 교육장 및 장학사가 함께 40여 개 교실을 직접 방문해 수업 현장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각 학교는 수업나눔 협의 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학교·교과의 교사들이 함께 수업을 분석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최미정 장학사가 참관한 초월고등학교 김계원 교사의 하이러닝 기반 한글 맞춤법 탐구 수업, 감일백제중학교 김시봉 수석교사가 소개한 GPTs 기반 글쓰기 피드백 수업 등은 개별화 학습과 학생 주도적 성장을 실현한 사례로 의미 있게 평가됐다.

특히 오성애 교육장은 광주고등학교 이지현 교사의 하이러닝과 퀴즈를 활용한 통합과학 문해력 수업을 비롯해 다양한 수업 장면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수업관찰기록으로 정리해 공유하며 수업나눔의 시간을 마련했다.

또 교사 수업지원단인 광주하남탐구수업공동체 선생님들은 광주하남의 21개 교실을 참관해 수업을 관찰하고, 각 교실에서 발견한 강점과 개선점, 학생 참여 양상 등을 바탕으로 수업 관찰 의견을 함께 공유하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오성애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교육장 인터뷰

오성애 교육장은 “‘너른강 수업나눔 한마당’은 우리 지역 교사들이 전문성을 함께 키우고, 학생의 배움을 중심에 둔 수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뜻깊은 자리”라며 “상·하반기를 거치며 많은 학교와 교사가 교실을 개방하고, 1천여 명이 넘는 교사들이 서로의 수업을 참관하며 나눈 성찰과 논의는 우리 교육공동체의 힘과 가능성을 잘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학교에서 마련된 협의 공간에서 교사들이 교과와 학교의 경계를 넘어 의견을 나누고 수업을 분석한 과정은 매우 의미 있었다”며 “이러한 소통이 학교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 교육장은 “광주하남의 여정은 아직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며 “하나의 교실 문이 열릴 때마다 또 다른 교사의 성찰이 시작되고, 그 성찰이 또 다른 수업으로 이어지며 지역 전체로 흐르는 변화의 축적은 이미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사가 성장하고, 수업이 변하고, 학생의 배움이 달라지는 선순환 구조.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이 만들어가고 있는 ‘너른강 수업 공유 생태계’는 앞으로 지역 교육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는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며 “내년년에는 자율예산 확대를 통해 지역교육연구회 활성화 지원 강화, 중등교육과정 운영 지원 확장 등을 통해 수업 나눔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시모 기자 simo@kihoilbo.co.kr

사진=<광주하남교육지원청 제공>

※ ‘미래를 여는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섹션입니다.

▣ 경기도교육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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