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라는 단어만큼 애틋한 단어가 또 있을까. 단 세 글자에 돌이킬 수 없는 그리움과 사진 한 장으로 남은 추억, 끝없는 감사함, 더 잘하지 못한 후회 등 여러 감정이 담겨 있다.
이 마음은 어느덧 여든을 넘겨, 자신이 어렸던 그때의 어머니보다 더 나이 많은 어른이 된 아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1974년 소년중앙문학상 동화 당선, 1976년 조선일보 동시 당선으로 등단한 윤수천 동화작가가 신작 시집 ‘어머니, 나의 어머니’로 돌아왔다.
『꺼벙이 억수』 시리즈, 『나쁜 엄마』, 『고래를 그리는 아이』 등 동화집 90여 권을 발간한 그가 이번에는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사모곡 50편을 묶어 전한다.
책은 표지부터 독자의 눈길을 붙잡는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복숭아밭을 걸어 나오는 어머니의 사진으로 장식된 표지를 보며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고이 접어둔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꺼내어 보게 만든다.
‘어머니에게 어느 때가 가장 행복하셨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어머니는 머뭇거림도 없이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와 네 누나 키울 때가 제일 행복했지/ 너희들 자라는 거 보는 게 낙이었어’-어머니‧28 중에서
작가는 자녀들을 향한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부터 아픈 아들을 위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좋아하는 반찬을 앞에 놔주시기 위해 몇 번이고 반찬그릇을 옮기던 모습까지 작가가 어머니와 보냈던 오랜 시간들을 고이고이 써 내려갔다.
또 어머니와 손주들이 함께 한 윷놀이, 딱지치기에 관한 추억 등 소소한 일상의 일화들로 웃음과 즐거움을 더했다.
자신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는데, 늦둥이에 약한 몸으로 태어난 자신을 위해 목숨 수(壽), 일천 천(千)으로 지어주셨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자신은 그 덕분에 좋아하는 글을 쓰며 여든을 넘겨 살고 있다고, 그러니 ‘어머니, 이제 그만 걱정 내려 놓으셔요’라고.
정경아 기자 jka@kiho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