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도박물관에서 열린 기증식 현장과 1~7매으로 이뤄진 ‘백자청화 홍중기 지석’. <경기문화재단 제공>

경기도박물관은 지난 17일 ‘백자청화 홍중기 지석’ 기증식을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기증은 일본에 있는 경기도 문화유산을 안타깝게 생각한 기증자 이수혜 씨의 노력으로 이뤄졌다. 

특히, 경기도 차원으로는 국외 소재 경기도 문화유산이 귀환된 첫 번째 사례이다.

지석은 무덤의 주인공에 대한 기록을 새겨 무덤에 함께 묻는 판석이다. 

백자청화 홍중기 지석은 조선시대 18세기 중반 제작된 것으로 총 7매의 청화백자로 구성됐다.

지석의 주인공인 홍중기(洪重箕, 1650-1706)는 풍산홍씨로 호조정랑을 역임한 인물로, 손자 홍봉한은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기도 하다.

홍중기가 사망한 후 무덤에 지석이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 손자 홍상한(洪象漢)이 지석을 만들었다. 

지석의 글은 조선 후기 영조시기 승지를 지낸 어유봉(魚有鳳)이 지었다.

지석이 만들어진 시기는 1759년 경, 왕실 관요가 1752년 분원리로 이전한 이후로 추정된다. 

백자의 유조가 맑고 청백색을 띠며 청화안료가 정선된 푸른색으로 분원리 초기의 최상질 백자이다.

홍중기 백자지석은 한국에서 유출돼 일본의 골동품상에 진열돼 있었다. 

이를 본 기증자 이수혜 씨는 7매의 지석이 뿔뿔이 흩어지는 걸 막기 위해 한꺼번에 구입해 소장하게 됐다.

이후 지석을 한국으로 귀환시키기 위해 수소문 중 ‘홍중기’란 인물이 활동한 경기도에 위치한 경기도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

경기도박물관은 홍중기의 후손인 풍산홍씨 추만공파 종중과 접촉해 조상의 지석의 존재를 알리고 기증과 귀환의 의미를 전하며, 이후 DMZ에 위치한 풍산홍씨 추만공파 묘역의 학술연구조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향후 기증된 유물은 보존 처리를 거쳐 전시를 통해 도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며 경기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경아 기자 jka@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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