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여자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와 더불어 지난해 9월 1일자로 자율형 공립고 2.0에 지정돼 5년간 운영하고 있다.
자율형 공립고 2.0 운영을 통해 필수 이수 학점을 기존 84학점에서 75학점으로 감축하고, 확보된 9학점을 학생의 자율 이수 학점으로 편성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보다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 받게됐다.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학업 성향과 진로 희망을 고려해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마련함으로써 고교학점제가 추구하는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충실히 실현하고 있다.
또 학생들의 공강 시간을 단순한 휴식이 아닌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1학기에는 진로 탐색 프로그램, 1인 1예술 활동 등의 다양한 비교과 활동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과 잠재력이 발현되는 ‘배움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안성여고를 소개한다.
# 안성여자고등학교만의 고교학점제
안성여고의 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자기관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또래와의 협력적 소통을 통해 공동체 의식도 함양하도록 돕는다.
안성여고는 나아가 2학기에는 대학 연계 프로그램, 인근 대학 및 시청과의 협약을 통한 연계 과목 개설 등을 통해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선 학습 기회를 마련해 학생들의 학업 선택권과 학문적 경험을 최대한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고교학점제에서 추구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과 문제 해결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레인보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레인보우 프로젝트는 일곱빛깔 무지개와 같이 학생들의 다채로운 관심 분야에 관한 탐구를 지원하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팀을 구성해 7가지 영역에 맞는 탐구 주제를 선정하고, 탐구 질문에 관한 답을 스스로 찾아가면서 자신의 진로 희망에 점차 다가가고 있다.
레인보우 프로젝트는 학교주도 활동 시간을 활용돼 운영되고 있으며, 고교학점제의 시행에 따른 수업량 적정화로 생긴 여유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의 프로젝트 과제 수행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학교 일과 시간에 팀 단위로 모인 학생들은 과제 수행에 필요한 탐구 단계를 토의하고, 과제 수행에 필요한 물품을 충분하게 지원받으면서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과 문제해결역량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학교가 협약을 맺고 있는 한경국립대학교와 연계해 학생들의 탐구 활동의 질적 제고를 추구하고 있다.
4단계로 이뤄지는 학생들이 선정한 탐구 주제와 요약된 탐구 수행 계획을 한경국립대의 전문가에게 검토를 요청하고, 전문가 피드백을 거치면서 학생들의 탐구 설계와 수행 능력의 향상을 높인다.
이렇게 팀 단위로 진행된 탐구 결과는 학기 말에 프로젝트 발표회를 통해 지역 사회에 공개한다.
프로젝트 발표회에서는 학생들이 체험 부스를 운영하면서 탐구 과정을 재현하고, 탐구에 참여하지 않았던 학생들은 체험 활동을 통해 관심 분야를 넓히게 돼 학생들의 진로·학업 설계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안성여고는 학생 개개인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맞춤형 학업 설계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점적으로 다루는 과제는 ‘학생 주도적 진로학업 설계’다.
학생들이 교과 선택과 진로 탐색 과정에서 보다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생활기록부를 분석해 단기‧장기적으로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계획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었다.
그 결과물로 지난 8월 18일에 교사들의 노력이 담긴 ‘나의 길을 찾다 : 진로학업 설계 가이드북’을 학생들에게 배부했다.
이 책자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한 3년 성장 로드맵으로 학생들이 고등학교 3년간의 진로탐색과 학업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활동을 기록하며 발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성여고는 이 책자를 통해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업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더 나아가 면접 대비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 다양한 선택 과목 개설 및 균형 있는 교육과정 편성
2025학년도 교육과정 편제에서는 공통과목,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 교과를 고르게 배치해 학생들의 학업 이수 경로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했다.
특히 과학 교과의 경우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의 전 과목을 모두 개설해 다양한 학문적 탐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실험·실습 중심의 화학실험 과목을 소인수 수업(학생이 원하는 진로나 적성에 맞는 과목을 소수 인원으로 개설해 운영하는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해 학생들이 직접 실험 과정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지식·이해 차원의 학습을 넘어 탐구·과정 역량까지 강화하고 있다.
안성여고는 공동교육과정 및 소인수 선택과목의 대학 연계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인근 학교와 호혜형 공동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해 생명과학실험, 과학과제연구와 같은 특화된 과목을 개설했다.
이러한 협력 운영은 개별 학교의 인적·물적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들에게 더 다양한 교과 선택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한경국립대 석·박사 과정 연구원과 교수진이 외부 강사로 참여하는 R&E 교과는 학생들이 실제 연구 현장을 경험하고 전문적인 학문 탐구 과정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학생들은 단순한 교과 학습을 넘어 연구자의 관점에서 문제를 탐구하는 심화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된다.
또 협약기관인 안성시와 연계해 안성의 공예 장인을 초빙해 공예일반 수업을 진행해 도자공예, 가죽공예, 천연염색, 쥬얼리 공예 등 다양한 공예 프로그램을 연계 수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진학 준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학생 선택권 보장을 위한 지원 체제 마련
안성여고는 학생들의 진로 희망을 조사했으며, 그 결과 보건·의료 및 생명과학 분야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파악했다.
이에 학교는 지난 2023학년도에 생명과학 교사를 증원했고, 그 결과 생명과학 관련 소인수 과목과 공동교육과정이 집중적으로 개설됐다.
하지만 학교의 위치적 특성으로 인해 전문 강사 채용과 실험시설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2026학년도 교육과정에서는 고시 외 과목 승인 절차를 거쳐 의생명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경기 이음 온 학교 플랫폼을 활용해 일과 시간 내 공동교육과정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거점형·호혜형 공동교육과정 신설 및 유지,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활성화, 교과전담순회교사 증원, 실습 공간 확충 등 학생 선택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개설 과목 수 확대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스스로 학업 경로를 설계하고 미래 역량을 길러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학습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안성여고만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만족감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안성여고 A학생은 “대학교로 진학하기 이전부터 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 연구의 과정 중 멘토 선생님에게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며 “교과서나 일반 교과 수업에서는 배울 수 없는 분야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 수 있어 학교 프로그램이 진로 선택 등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김은경 안성여자고등학교 교장 인터뷰
김은경 안성여고 교장은 기호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안성여고는 대대적인 교육적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장은 “안성여고는 자율형 공립고 2.0의 본격 운영과 더불어 2022 개정교육과정, 성취평가제,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등을 포함한 고교학점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서 고교학점제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교학점제는 단순한 제도의 변화를 넘어 학교 운영 방식과 수업 문화, 나아가 교육 철학 전반을 새롭게 설계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에 교사들은 변화에 발 맞춰 분주히 움직이고, 학생들은 새로운 학습 환경에서 기대와 긴장을 마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의 설명대로, 안성여고는 다양한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학교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역사회와 협력해 교육과정을 확장했고 지자체, 대학, 문화예술 기관 등 협약기관과 서로 연계해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 탐색과 실제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 교장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진로학업설계 지도를 체계화했으며, 개방형 교육과정 편제 및 소인수 선택과목 개설을 통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대폭 넓혔다”며 “아울러 학생의 미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수업과 평가의 변화를 모색함과 동시에 깊이 있는 수업, 질문이 있는 교실, 하이러닝 기반의 맞춤형 수업의 실천은 이러한 노력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도적 보완과 충분한 예산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고교학점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는 어려운 면도 있다”며 “교과전담순회교사 확대 및 재정 지원 등의 대책이 중장기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교사는 그 과정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교육 생태계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2022 개정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를 내실 있게 운영해 학생들이 미래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안성여자고등학교 제공>
※ ‘미래를 여는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섹션입니다.
▣경기도교육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