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서부권은 단순한 농촌지역을 넘어,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장으로 조선시대 지방행정의 중심이었던 양주관아지와 한국 전통 민속예술인 별산대놀이 문화가 계승되고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그 중 인구감소 및 교육인프라 부족이라는 과제를 안고, 지역주민들의 높은 교육열과 학교에 대한 깊은 신뢰를 기반으로 지역 내 유일한 일반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오고 있는 고등학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양주시 백석고등학교다.
백석고는 농어촌 특별전형 대상교라는 대학입시의 강점을 살려 교육과정 내실화를 통해 우수한 진로·진학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는 교육부로부터 자율형공립고등학교(자공고) 2.0 지정을 받으며, 다시 한 번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어 교육부, 경기도교육청, 양주시로부터 4억 원의 교육재원을 지원받아 학생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진로맞춤형 교육과정을 적극 개발하고, 학생의 교육과정 선택권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다.
미래역량을 지닌 인재를 육성해 양주지역 교육력 제고의 중심축으로 거듭나고 있는 백석고를 들여다봤다.
#진로트랙별 코스워크 운영으로 모든 학생의 자기주도적 진로역량 함양
백석고는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예술·체육의 5개 진로트랙별 코스워크를 운영하며, 학생의 교과별 선택과목을 다양화하고 배움과 삶을 연계하는 깊이 있는 배움과 교과별 특색활동을 집중 운영한다.
시대적 변화와 학생의 진로 다양성을 고려해 설계된 104개의 과목 편성을 기반으로, 협약대학의 교·강사를 활용한 소인수 선택강좌 운영 및 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 운영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 1학기에는 협약대학과 연계해 ‘소비하는 인간’, ‘서양조리’, ‘드론 일반’, ‘인공지능을 위한 이산수학’, ‘인공지능을 위한 선형대수학’ 등 심화된 소인수 선택강좌가 운영됐다.
이번 2학기에는 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 거점교로서 ‘물리학실험’, ‘화학실험’ ‘인공지능 기반 생물’ 3과목의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양주지역 학생 모두의 학습 선택권 보장에 기여하고 있다.
#성장단계별 코스워크 운영으로 모든 학생의 균형과 통합적 소양 함양
성장단계별 코스워크는 양주 백석고만의 특화된 자공고 2.0 교육과정이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이끌어갈 백석고 학생들이 공존의 가치를 실천하며 살아갈 힘을 지니게 하는 교육활동으로 창의적 체험활동 정규교육과정을 통해 학년별로 체계를 갖춰 운영되고 있다.
씨실과 날실이 균형을 이뤄 아름답고 단단한 옷감을 만들어 내듯 지식 중심의 진로트랙별 날실 교육과정 위에 역량 중심의 성장단계별 씨실 교육과정이 보태어져 전인적 미래인재를 만들어낸다는 설계이다.
균형과 통합의 소양을 함양하는 백석고 성장단계별 코스워크는 다음과 같이 학년별 특성을 갖추어 운영되고 있다.
1학년은 균형과 통합의 소양 과정을 중점적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언어와 수리, 디지털 소양을 함양하기 위한 과정으로 운영된다.
표현을 통한 전인적 성장 과정, 인공지능의 이해와 기초 등 양주 백석고와 협약을 맺은 대학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학년은 꿈을 향한 성장과정을 중심으로 진로트랙별 학습역량과 전공역량의 기초를 다지는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특히 학생들의 자기 이해 및 표현 역량과 디지털 역량을 높이고 면접 등 진로 역량을 강화해 나선다.
마지막으로 성장의 열매 꿈타래 과정을 배우는 3학년의 경우 진로 및 진학의 성취를 완성하는 교육과정과 진로 트랙별 교과 융합 및 교과특색 활동 현황에 대해 배운다.
학생 개개인의 이미지 브랜드 및 퍼블릭 스피킹 교육을 비롯해 교과학습 역량과 전공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운영된다.
#교과 특색활동 강화 및 ‘꿈타래 주도성 프로젝트’ 운영으로 학습자 주도성 신장
백석고는 교과교육 및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배움과 삶이 연계된 깊이 있는 학습의 실천을 위해 전 교과에서 교과특색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지도교사와 함께 ‘꿈타래 주도성 프로젝트’를 진행해 연구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실천을 연계하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전 학년 꿈타래주도성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 문제, 쟁점 등을 찾아 협력적인 작업에 도전해 실력과 인성을 지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학생주도성 교육의 핵심이다.
올해에는 3학년 27팀(128명), 1~2학년 34팀(176명)이 참여하며 전교생의 40%가 참여했다.
학생주도 활동 설계, 프로젝트 실천, 나눔과 공유의 장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활동은 의료생명프로젝트를 진행한 힐링코드팀은 교내 시설물과 공유재의 세균 분포 실험을 통해 화장실의 고체비누 관리 실태를 지적하며 학교의 위생관리 지원체제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백석고는 교과전문성 신장을 위해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을 자율과제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과학·공학 영역에서는 ‘과학커뮤니케이터’, 실험기구 조작 능력을 키우는 ‘과학탐구 마스터클래스’, 신소재, 자율주행자동차 설계 등을 다루는 기술·가정 특색교육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돼 이공계열 진로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융합활동으로는 교사들이 직접 기획하고 강연하는 ‘성장독서 삼독 북콘서트’, ‘사제동행 독서토론’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가적 연구과제를 KIST 연구진이 직접 강연하는 ‘대힌민국 과학의 미래 릴레이 진로특강(7차)’, ‘사유와 탐구의 인문 아카데미(6차)’ 등이 운영돼 학생들의 비판·창의적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백석고는 지리적 특성상 교육인프라가 부족한 농촌지역 학교이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발전 가능성과 성장잠재력이 많은 지역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학교는 교육 이주를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양주를 떠나 외부로 나가는 현상을 잠재우기 위해 지역과 함께 고민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며 자공고 2.0의 비전인 지역사회와의 연대와 협력을 실천하고도 있다.
# 윤영애 백석고등학교장 인터뷰
지난 3월 공모 교장으로 취임한 윤영애 교장은 리더십(leadership), 러너십(learnership), 파트너십(partnership)을 기반으로 민주적이며 자율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해 ‘교육과정’으로 성장하고 ‘진로·진학’으로 빛나는 학교의 모습을 그려가고 있다.
무엇보다 실제적인 배움의 공간인 교실과 수업을 통해 ‘공존의 가치를 실천하는 교육’과 ‘살아갈 힘을 기르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경청과 소통의 창구를 다각도로 열어 놓고 교사에 대한 존중, 학생에 대한 사랑,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윤 교장은 “학교의 경영방침인 리더십, 러너십, 파트너십 등에 따라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한뜻, 한마음으로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며 살아갈 힘을 기르는 교육을 운영 중”이라며 “학교와 지역의 교육력을 향상시키는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공고 2.0의 교육적 성취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육공동체와의 소통을 중시하며 열린 마음과 경청의 자세로 학교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매달 초 교육공동체에게 보내는 학교장의 편지를 통해 지난 달의 교육성과와 이번 달의 주요 활동계획을 공유하고, 학교가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교육철학과 시대적 가치를 안내하고 있다.
또 교장실 앞의 자유게시판(궁금해요, 고쳐주세요, 제안해요)을 통해 학생들이 언제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게 하고 질의에 대한 답변과 조치사항을 알려주고 있다.
윤 교장은 “열정과 역량을 지닌 교육공동체와 함께 백석고의 새로운 도전과 비상을 준비해 나가겠다”며 “백석고의 성장은 전문성을 지닌 교직원의 헌신에 있음을 늘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의 성장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교육공동체와 협력하여 자공고 2.0 운영교의 선도모델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양주 백석고등학교 제공>
※ ‘미래를 여는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 경기도교육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