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을 보기 위해 퇴근 후 이마트 수원 광교점을 찾은 박모(32)씨는 회사에 지갑을 두고 온 것을 뒤늦게 알았다. 평소 이용하던 스마트폰 내 농협 모바일카드가 있었기 때문에 걱정 없이 잔뜩 물건을 고른 후 계산대 앞에 섰지만 황당하게도 계산원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모바일카드로는 현장결제가 안 된다"였다.

박 씨는 "예전에 동료가 동네 식당에서 같은 모바일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대형 마트라면 당연히 (결제가)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플라스틱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성 때문에 모바일카드를 쓰고 있는데,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 된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모바일카드 이용객이 늘고 있지만 정작 오프라인 결제는 되지 않는 곳이 많아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이나 신한은행·국민은행·롯데카드 등 상당수의 은행 및 카드사들은 모바일카드(앱)를 통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오프라인 현장결제 서비스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 휴대전화 앱만 설치하면 따로 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간편함 때문에 이용자들이 늘고 있지만 플라스틱카드 가맹점과 모바일카드 가맹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 및 카드사는 물론 가맹점 또한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아 소비자만 애를 먹고 있다.

대형 마트는 통용되는 모바일카드가 제각각이다. 이마트의 경우 다른 종류의 모바일카드는 현장결제가 안 되지만 자사의 결제 앱인 ‘SSG PAY’로는 가능하다. 반면 롯데마트의 경우 모바일카드 종류와 상관없이 현장결제를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현실적으로 모바일카드가 플라스틱카드처럼 모든 곳에서 현장결제가 이뤄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앱카드(모바일카드)는 궁극적으로 온라인상에서의 간편결제 방법으로, 현장결제는 일종의 고객 서비스다"라며 "오프라인 카드 가맹점과 따로 제휴계약을 맺으면 되지만 계약을 필요로 하는 곳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cam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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