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 석정로 165. 도로명주소로는 하나지만, 지번으로는 대략 50여 개가 포함된 지역이다. 이곳은 인천에서 웬만큼 산 사람이면 아는 그 유명한 ‘선인학원’이 위치했던 곳이다. 옛 선인학원은 1981년 당시 설립자인 백인엽 씨가 국가에 헌납하기로 한 이래 13년에 걸쳐 논의가 진행되다가 1994년 3월 1일 당시 대학과 전문대학은 시립화되고, 초·중·고등학교는 공립화됐다. 그러나 아직도 학교들이 공립화된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일반 시민들에게 학교 설립자가 민간이든 지자체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럼 중요한 건
학교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이에 대해 저마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한다. 예컨대 혹자는 ‘미래의 행복한 인간 육성’이라 생각하고, 다른 이는 ‘더불어 살아가는 바람직한 인간 육성’이라 믿는다. 최근 4차 산업혁명 흐름을 타고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인간 육성’, ‘이타적인 글로벌 인재 육성’, ‘생각하는 인간 육성’ 등등 인간의 주요한 특성을 내세운다. 이는 종국적으로 시대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실현하기 위한 바람을 표명한다고 볼 수 있다.학교교육 목표는 교육비전이 돼 변화의 길을 걸어왔다. 2015개정
만약 어린이가 "하늘은 왜 파란가요?"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누군가는 "하늘은 원래 파랗지, 그럼 빨갛냐?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고 질책하고, 다른 누군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같이 찾아보자. 왜 하늘이 파란색일까?"라며 그 이유를 찾는다면 이 두 가지 방식에는 어떤 교육의 차이가 있을까? 사실인즉, 노을이 물들 때는 하늘이 빨개지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틀렸으며 아이의 호기심과 관심을 죽이는 행위이고, 후자의 경우는 정반대로 아이가 아인슈타인으로 성장하도록 호기심과 관심을 고취하는 방식이다. 이를 우리는 티칭(T
오늘날 학교교육은 교실에서만 수업하던 공간적 한계를 벗어났으며, 학교 담장 안에서만 이뤄지는 교육을 넘어섰다. 이렇게 학교를 둘러싼 교육생태계가 확장되는 시점에서 학교는 지역사회와 전향적이고 적극적으로 개방과 공유를 추진해야 한다. 학생을 교육활동 중심에 두고 지역사회와 인적·물적 자원 네트워크 구축으로 미래 교육생태계 변화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지원청은 지역과 협력을 통한 프로그램들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지역 특성과 환경을 기반으로 교육지원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학생의 조화로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장기간 세계 최고 자살률을 기록하는 대한민국, 그중에는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활짝 피지도 못하고 스러져 가는 그들에게 우리 사회는 너무도 가혹하다. 매년 늘어가는 학교 밖 청소년은 최근 한 해만도 5만2천 명 넘게 배출됐다. 2023년도는 고등학교 자퇴생 증가와 대입 N수생 증가가 폭발적이었다. 그들이 한창 배움에 갈증을 느끼고 꿈과 소질을 계발하려는 목표 외에 무엇이 그들을 자퇴와 생의 종말로 이끄는가? 청소년들의 힘겨운 ‘인생나기’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평등지향 사회’로
지난해 12월 20일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 배출(2013년 2월) 10주년을 축하하는 뜻깊은 행사가 서울 한 호텔에서 열렸다. 참석한 마이스터고 초대 교장, 졸업생 대표, 현직 교장, 마이스터고 멘토단 등은 졸업 10주년을 회고하며 감회에 젖었다. 당시 마이스터고를 설계한 이주호 부총리도 함께 자리해 기념동판을 증정하며 축하했다. 2010년 21개 교로 시작한 마이스터고는 현재 54개 교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 8월 교육부는 중등직업교육을 다시금 도약시키기 위해 ‘중등직업교육 발전 방안’을 관계 부처와 마련해 발표했다. 디지털, A
21세기는 정보의 홍수 시대다. 이제는 세계 어느 지역에 있더라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위키피디아를 찾아 읽고, 테드(Ted) 강의를 시청하고, 무료 온라인 강좌(Mook)를 수강하면서 평생을 보낸다. 어떤 국가도 원치 않는 정보라 해서 감출 수 없다. 전 세계인들은 클릭 한 번으로 지구촌의 최신 뉴스를 접한다. 문제는 정보가 너무나 많고 복잡해 오히려 사람들은 흐름에 역행하듯 개인적 취향과 쾌락을 좇는 일에 매몰되기 쉽다.이런 시대에 교사가 학생에게 전수해야 할 교육 내용은 특별하다. 다만, ‘더 많은 정보’에 대한 집착은 과감히 버
지난 8월 말 40년 세월의 교직을 마무리하고 정년퇴임했다. 학교 최고경영자이자 교직의 꽃이라 불리는 교장 직책이 어려운 시대일수록 학생 교육에의 책임과 봉사 그리고 투철한 교육철학이 왜 필요한지를 실감했다. 한편으로는 인고의 세월을 슬기롭게 버텨 낸 것이 감읍(感泣)할 정도다.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평생 몸과 마음에 배인 교육리더십을 되돌아보고자 한다.‘지성무식(至誠無息)’. 이는 필자가 평생 교직에서 간직해 온 신념이다. ‘지극히 성실한 사람은 쉼이 없다’는 의미다. 어찌 보면 이는 과거 농경시대 인류가 소유한 전형적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은 단골 메뉴였다. 현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그만큼 교육개혁은 보수·진보 정권을 떠나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에 대한 정책적 컨센서스(consensus)다. 실제 교육은 대한민국이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을 연출한 성공적인 설계자였으며 인재 양성의 요람이었다. 이제 정보화·디지털 대문명 시대로 전환하면서 교육은 문화·산업에의 적용과 의식, 철학의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지대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인재 육성과 가공에 의한 수출로 국가적 부재의 대다수 천연자원을 대체해야 하는 특이한 입지 조건을 안은 우리
전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 수시로 "한국의 교육을 보라"고 하며 한국인의 높은 교육열과 교사의 질적 수준을 언급한 바 있다. 교육열에 대한 언급은 더 이상 불필요할 듯싶다. 하지만 교사 수준에 있어서도 그는 한국 교사를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로 지칭하며 한껏 칭송했다. 실제로 대한민국 교사 집단은 상대적 비교 우위를 점한 학력 소유자로 평가(상위 5%)를 받는다. 선진국 싱가포르가 15~30% 정도인 점과 비교된다. 이는 매년 교대 진학자들의 학력이 학교별 최상위, 사범대 진학자 역시 상위권에 해당함이
교육의 모든 답은 학생 안에 있다. 학생을 보면 모든 교육문제를 연계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단순한 사실을 망각한 채 지금까지 모든 교육정책을 학생이 아닌 어른 위주의 사고와 처방으로 파행을 자초했다. 이는 아이들의 행복한 배움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위정자들은 여론과 민의에 밀려 그때마다 교육개혁을 내세웠으나 바람직한 민주시민 육성이란 교육목표와는 거리가 먼 변질된 정책이었다.무엇보다도 먼저 묻고자 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과연 행복한가? 그들이 ‘이생망’을 외치고, 매년 5만 명이 훨씬 넘는 학교 밖 청소년을 양산하며,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 중등교육 현장에서 40년을 봉직한 사람이자 두 자녀를 교육시켜 출가시키고 손주 둘을 양육하는 전직 교육자로서 과거나 지금이나 늘 머릿속에 맴도는 질문이다. 최근 정년퇴직과 함께 조금은 현장에서 떨어져 우리 교육을 바라보는 처지에서 많아지는 생각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격대교육과 내리사랑으로 승화된다는 사실이다. 할아버지가 돼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사랑은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는 주변의 평가다.우리 학령인구는 급격히 감소한다. 과거 대학입시에는 한 해 80만 명 정도의 지원자가 지금은 1년에 24만여 명
교사는 과거 인식의 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교육은 태초부터 가족에서 공동체로 확산되면서 생존의 수단이었고, 인류 문명 보존을 위한 일차적 성격을 간직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시대의 교사라 할지라도 과거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면 개혁적으로 ‘주도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즉, 자위권을 발동시켜야 한다.여기엔 ‘이왕 하는 거, 현재를 즐기자’는 이른바 ‘카르페디엠’ 사고가 필요하다. 이를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학생을 위하기보다 교사 자신을 위하여’라는 의식이 그것이다. 예컨대 자신의 손톱에 가시가 박히고 이가 시리고 머리가 아
오랜 기간 초·중·고 학생들에게 크게 변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그것은 장래 희망하는 직업으로 교사가 단연 선호의 대상이라는 점이다. 심지어는 한때 직업 선호도에서 부동의 1위를 달렸다. 물론 경험이 많지 않고 인생관이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미치는 교사의 선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테다. 이는 마치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의 효용을 증명하는 듯 보인다. 실제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부모님이라고 대답하는 어린이들이 많은 것과 같은 이치다.그렇다면 정작 당사자인 교사는 스스로
"가르치는 자는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 말은 필자가 청운의 꿈을 안고 전통의 명문 사범대학에 입학했을 때 당시 대학 본부 정면에 부착된 교육 슬로건이다. 4년의 예비교사 생활을 하면서 한시도 눈길을 떼지 않고 마음을 다잡아 사도(師道)를 키워 나간 가르침이었다. 그렇게 배움을 익혀 가면서 ‘배워서 남 주자’는 교육관으로 발전했다. 이는 교사생활 내내 변함없는 교육 가치관으로 자리잡았다.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를 거치면서 교사생활 초창기는 국가가 산업화에 일로매진하는 과정에서 교사는 ‘국가 건설자(Nation Bui
영원한 인류의 고전 「논어(論語)」에는 스승 공자의 평범한 어록이 담긴 일상 대화가 많이 등장한다. 우리가 추측할 때는 스승과 제자가 다소 딱딱하고 훈육 성격이나 격식을 차린 대화를 예상하나 실제로는 반복되는 삶 속에서 제자들과 격의 없이 나눈 대화들이 많다. "어찌해야 할까, 어찌해야 할까." 즉, 여지하(如之何)를 반복하며 궁리에 궁리를 모색하는 스승 공자는 왜 진정한 교육자인지를 보여 준다. 이는 오늘날에도 교사가 학생 교육의 사표로 삼을 때 부족함이 없다고 믿기에 현대판 스승의 행동강령이라 할 것이다.「논어」에서 일관성 있게
왜 다시금 평화교육을 언급하는가? 지금은 나라 안팎으로 안보와 평화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는 시점이다. 미·중 경제 전쟁과 북핵 위기로 인해 한·미·일 동맹 강화와 더불어 북·중·러 연대가 재차 냉전 시대를 부활하는 듯하다. 이러한 시점에 날로 확산하는 ‘묻지 마 식 사회폭력’과 학교폭력은 강력한 국가적 대응을 요구한다. 바로 평화교육의 시급한 시대적 필요성이다. 하지만 아직도 생소한 이름으로 인식되는 이 교육 운동은 어떻게 생겼을까?20세기 초반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꿈꾸던 서구 평화주의자들의 소모임에서 출발했다고 알려졌다. 그
요즘 학교 선생님들은 몹시 아프다. 교사 상호 간 또는 학교장과 대화를 조금만 나눠도 이내 눈물을 쏟는다. 각자 할 말이 많아 응어리진 가슴은 우울함과 억울함으로 늘 멍울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 간 대화에서 공감하는 능력은 심폐소생술 못지않게 중요해졌다. 그러나 근본 처방은 교사가 계속 성장함으로써 극복하는 일이다.교사 A, 초임 발령자로서 20대 후반기에 들어섰다. 정식 임용되기 전 계약제 교사 경력이 있지만 교원 임용고사를 통과해 당당히 정교사가 됐다. 대부분 그렇듯이 새내기 교사로 청운의 꿈이 각별하고 선배 교사들과 관계도
예부터 "효자(효녀)는 부모가 만든다"는 말이 있다. 효자라 한들 그가 완벽한 사람일까? 누구든 인간인 이상 결코 완전하지 못하다. 그만큼 누구나 작은 허물들이 모여 하나의 인격체를 구성한다. 정치적으로 충신이라 불리던 사람들도 그랬고, 인간적으로 효자라 불리던 사람들도 그랬다. 그럼에도 이들을 충신과 효자로 만든 건 본인이 아니라 타자, 즉 임금과 부모다. 왜냐면 임금이나 부모가 신하나 자식의 허물을 덮어 주고 작은 공이라도 널리 알리면 이는 그 사람의 명예를 높이고 품격 있는 사람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충심과 효심은 바로 이
학교폭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4년 동안 학폭 상담과 심의위원을 하면서 몇 가지 느낀 점들을 말씀드리고 싶다. 학폭 피해 신고를 하는 학부모님들이나 가해를 했다고 신고 당하는 학부모님들은 자녀가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고, 든든한 방패가 되지 못하는 ‘무능한 부모’가 되지 않고자 과잉 반응하며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담임이나 학폭 전담 교사의 중재로 순조롭게 마무리될 사안도 학부모가 편파적이라고 항의해 심의위로 보내지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학폭 담당 교사가 업무를 기피하는 사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