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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 하늘 나는 오리떼. /연합뉴스
‘철새는 조류인플루엔자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가깝습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G-타워에 입주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 사무국이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 확산에 난감해 하고 있다.

닭과 오리 등에서 발견된 고병원성 AI(H5N6형) 바이러스가 철새 이동 경로를 따라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정했다.

올 봄 중국 광둥(廣東)성 등지에서 유행했던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가 시베리아나 중국 동북부 지역의 번식지로 이동한 뒤 또다시 다른 철새들을 감염시킨 바람에 우리나라까지 들어왔다는 추론이다.

사무국은 AI 확산의 주범으로 철새가 지목되자 홍보 전단까지 만들어 ‘철새도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리와 기러기, 고니, 도요물떼새 등 야생 물새에서 AI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는 하나 저병원성이라는 게 사무국의 설명이다.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비위생적으로 대량 사육하는 가금농장에 전파될 경우 고병원성으로 변환돼 피해를 일으킨다고 설파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사무국은 철새를 쫓아내거나 죽이지 말 것을 부탁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철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습지에 살균제를 뿌리는 방법은 생태계를 파괴할 뿐, 고병원성 AI를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경계하고 있다.

사무국은 농가 출입자와 차량 소독, 신속한 분비물 처리, 농가 유입 공기·물 여과 등 차단방역을 AI의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AI 감염률이 10%일 때 농가 피해(1천671억 원)와 정부 지출(1천187억 원) 등 직접 기회손실을 2천858억 원으로 추산됐다. 사료산업과 육류가공업, 음식업 등 간접기회 손실은 208억 원으로 추정했다. 15일까지 AI로 살처분했거나 해야 할 가금류는 1천543만9천 마리로 감염률 9.3%(올해 3분기 국내 닭·오리 사육 수는 1억6천526마리)이다. 연구원은 또 감염률이 20%와 30%일 때 직간접 기회손실비용은 9천846억 원과 1조4천769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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