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명이 수장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한 부분을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이지 않아 비참한 심정입니다. 그러나 국민으로서 절대 권력이 무너지고 정의가 살아 있다는 뜻에는 감동받았습니다." 정명교(37)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0일 헌재 탄핵심판 결정에 아쉬움을 보였다.

▲ 정명교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이 10일 세월호추모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정명교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이 10일 세월호추모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청와대에 초청돼 간 일이 있었다. 유가족 중 유일하게 박 전 대통령의 악수를 거부했다. 함께 한 주변인들도 의아해했지만 그만큼 정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을 세월호 참사 당일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지 못한 무능력자로 판단했다.

정 대변인은 앞으로 새롭게 들어설 정권에 주문했다. "정부에서 세월호 선체를 완전 인양해 줬으면 좋겠어요. 선체 바닥에 제주 해군기지를 짓기 위한 철근을 싣고 갔다는 등 의혹을 명확히 밝혀 내야 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세월호 침몰에 잘못이 없다고 했는데 이 같은 부분을 포함한 침몰 원인을 확실히 규명해야 합니다."

정 대변인은 "앞으로 검찰 특수본에서 세월호 7시간도 수사할 텐데 정호성이나 우병우 등이 해경, 광주지검 등에 세월호 수사와 관련해 외압을 행사한 부분을 밝혀 주길 바란다"며 "야4당도 검찰이 책임지고 수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요구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 당일인 4월 16일이 생일이었던 아버지 생각 때문이다. 정 대변인은 그런 아버지 원재 씨를 설득해 용돈을 건네며 얼른 다녀오라고 등을 떠밀었다. 원재 씨는 친구들과 환갑여행을 떠나기로 했지만 아들과 함께 하는 일 걱정에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던 것이다.

정 대변인은 앞으로 인천 지역 정치권에 화합을 부탁했다. 그는 "유가족으로서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어준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며 "친박인 윤상현 국회의원 등의 태극기집회 참여로 인천 지역 정치인들의 편이 나뉘었는데, 앞으로 시민들을 위해 대립하지 않고 상식적인 선에서 대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창호 기자 ych23@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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