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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수원시 영통구청
수원시 광교호수공원에서 수년 동안 공원 이용객들에게 라디오 음악방송을 들려준 시민동아리 ‘다락방’의 방송활동이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소음민원으로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30일 수원시와 ‘다락방’ 회원들에 따르면 2014년 6월부터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들이 방송동아리인 ‘다락방’을 구성해 수원영상미디어센터의 지원을 받아 2주에 한 번씩 센터 내 스튜디오에서 라디오 방송을 녹음 후 광교호수공원에서 매일 오후 6∼7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총 8명의 회원이 재능기부 형태로 제작한 라디오 방송 녹음테이프를 공원 관리사무소에 전달하면 이를 공원 음향스피커를 활용해 틀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주로 시민들의 사연 소개와 함께 음악을 틀어주면서 수원시 정책과 주요 관광지를 알리고 있으며, 공원에서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잔잔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광교호수공원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관리사무소 측에 소음민원을 제기하면서 방송이 잠정 중단됐다. 주민들은 다락방의 방송이 젊은 세대들이 즐겨 듣는 음악을 주로 선곡하면서 광교호수공원의 조용한 자연환경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원 관리사무소는 올 1월부터 이 같은 민원을 수용해 다락방에서 제작한 라디오 방송 송출을 중단했으며, 내부 논의를 거쳐 방송 중단 여부를 공식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부 정모(42·여)씨는 "새소리를 들으며 산책하고 싶은 마음에 광교호수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음악방송을 무조건 들어야 하는 것은 강요"라며 "방송에서 가끔 중국 노래가 나오거나 젊은 세대의 취향만 고려한 음악들이 나와 듣기 싫은 적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다락방 측은 방송 재개를 강력히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관리사무소 측이 다락방과 방송시간대 변경 등 민원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시도해 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방송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신찬수 다락방 프로듀서는 "다락방의 방송은 어느 유명 공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광교호수공원만의 명물"이라며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지는 만큼 관리사무소 측이 민원을 이유로 송출을 중단할 게 아니라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다락방의 방송이 좋다는 주민들의 의견도 있지만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민원도 적지 않다"며 "민원을 계속 무시할 수는 없어 다락방의 방송 송출을 완전 중단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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