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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와 일거리

신준상 서정대학교 창업전담교수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7년 10월 24일 화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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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상 서정대학교 창업전담교수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우리 주변에서도 조금씩 그 영향이 느껴지는 듯하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인해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 나도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모양이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커제와의 계속적인 바둑대국을 통해 우리에게 그 존재감을 드러낸 이후, 우리는 우리에게 닥쳐오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조용히, 그리고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골드만 삭스에서 활동하는 인공지능 ‘켄쇼(見性)’는 월급 4천만 원의 애널리스트가 5일 동안 처리해야 할 일을 단 30분 만에 끝낸다. 또 다른 소프트웨어 로봇인 ‘기자봇’은 스포츠나 주식 관련 기사를 쓰는데 너무 익숙해 이를 본 독자들은 기계가 작성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기사를 대하고 있다.

 IBM에서 1만여 명의 직원과 4조 원 이상의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인 ‘왓슨’은 현재 여러 방면에서 활약 중이며, 그 중 가장 많이 활동하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왓슨은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의대에서 1천 명의 암환자 진료 기록을 대상으로 재처방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전문의 처방과 99%의 일치율을 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진출, 가천대 길병원에서는 암환자의 치료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병원에서는 ‘왓슨 포 온콜로지’와 ‘왓슨 포 지노믹스’를 도입한다고 밝혔고 충남대병원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 한다. 또 왓슨에서 특화된 인공지능 ‘로스’는 변호사 업무의 70%를 처리할 수 있으며, 조만간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왓슨도 우리 주변에 나타날 전망이다.

 이외에도 알파고를 채용한 현대제철은 고강도 강판 생산을 위해 최적의 합금비율을 계산하는 데 몇 달이 걸릴 과정을 단 10일 만에 마치면서 현재보다 강도가 40%가 높은 꿈의 자동차 강판을 뽑아낼 수 있었고, 연구개발비도 절반으로 줄이는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쯤 되자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간의 일자리가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은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학자인 토머스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에게서 나왔다. 그는 2030년까지 전세계에서 약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한다. 반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대두하고 있다. 즉, 그동안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자리를 줄인 적이 없으며 오히려 신산업의 태동 등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바라보건대 지금 중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10년 후의 한국사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그 중 일자리를 살피면 현재의 단순 반복적인 일자리는 기계에 의해 대부분 대체될 것이다. 또한 의사나 약사, 변호사, 회계사나 변리사 등 소위 전문직이라고 분류되던 많은 직업들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거나 인공지능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존속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 이렇듯 패러다임이 바뀌는 격변기는 미처 준비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크게 흔들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일자리의 형태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회사라는 조직에 속해서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는 체제가 무너지면서 각각 필요에 따라 필요한 기간만큼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프리랜서 조직으로 사회구조가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마치 영화배우가 한 편의 영화를 찍고 난 후 다음 영화를 찍을 때는 또 다른 감독, 스태프, 배우들을 만나서 새로운 작업을 하는 것처럼.

 제4차 산업혁명이 그려내는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경제의 도래다. 그동안 산업사회에서 크게 위력을 발휘한 대기업집단은 더 이상 디지털 경제체제에 적합하지 않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기업이 해체되면서 수많은 일거리들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이를 유지하기 위한 역할들이 생겨나고, 그동안 접하지 못한 새로운 일거리도 계속 창출될 걸로 보인다. 즉, 앞으로는 여러 가지 일거리를 감당할 수 있도록 스스로 자기의 역량을 키워가는 지속적인 자기 준비가 필요하다. 일자리가 줄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일거리를 처리할 능력이 없음을 걱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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