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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넘은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하려는 아들의 앞을 막는다. 3만 원이 필요하단다. 매일 이웃 노인들에게 얻어먹는 소주를 한 번이라도 사고 싶은 마음이다. 아들은 박정하게 거절을 했다. 설거지를 하다 부자의 대화를 듣게 된 며느리. 시아버지의 그늘진 얼굴을 뒤로하고 밖으로 달려 나가 막 버스를 타려던 남편을 불러 세우곤 아이들 옷 살 돈이 필요하다며 손을 내밀었다. 아들이 지갑에서 꺼낸 8만 원 가운데 1만 원을 차비로 주고 남은 7만 원을 들고 집으로 되돌아왔다. 아버지는 집 현관 계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며느리...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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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한 친구의 몸이 엄청 불었다. 살과 근육이 적당히 있어 보기 좋았는데, 배가 고척 돔구장처럼 봉긋하게 부풀어 올랐다. 만화 캐릭터 ‘저팔계’와 닮았다. 새로 입양한 5kg의 살들이 모두 배로만 집중됐다며 너스레를 친다. 보름 여 태국으로 휴가를 다녀온 다른 친구의 배도 만만치 않다. 마른 체형에 배만 볼록 나오니 더 가관이다. 7kg이나 우렁차게 불어난 배의 하향을 잔뜩 떠받치고 있는 앙상한 두 다리가 불안해 보인다. 모든 살들의 복부집중화를 실현했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준다. 두 친구의 맛집 탐방기가 ...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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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설가가 ‘인맥 다이어트’를 말했던 기억이다. ‘인맥’과 ‘다이어트’의 합성어. 사전적 의미는 번잡한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취업·사회 활동 등 바쁜 생활 때문에 의도적으로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행위다. 좀 거칠게 요약해보면, ‘겪어보니 친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가 아닐까 싶다. 감정소모와 허울뿐인 관계에서 벗어나, 소중한 사람과 자신을 둘러보며 스스로 ‘인맥거지’가 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맥 다이어트에 들어간 사람들은 제일 먼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삭제한다. 쓸모없는 인맥만 늘리면서 오히려 주변...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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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사전적 의미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어 말을 함, 또는 그런 말이다. 전과는 아주 딴판이라는 의미도 있다. 시대마다 이 ‘거짓말’을 뜻하는 속어가 있었다. 일제강점기엔 ‘구라(깐다)’였다. 미군정 땐 ‘후라이(깐다)’였고, 자유당 시절엔 ‘썰(푼다)’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땐 ‘공갈(친다)’이었고, 전두환 대통령 땐 ‘대포(깐다)’와 ‘뻥(친다)’이 함께 쓰였다. 또 노태우 대통령 땐 그의 성을 딴 ‘노가리(깐다)’였고, 영어교육을 강조했던 김영삼 대통령 땐 ‘영어(한다)’였다. 이후 ‘거짓말’은 ‘...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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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년 남자가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건강 관련 잡지다. ‘거리별 청각 능력에 따른 아내의 건강 상태’라는 제목이 관심을 끈다. 내용은 이랬다. 100m 밖에서 아내를 불렀을 때 대답이 없으면 건강이 조금 좋지 않은 것, 50m 밖에서 불렀을 때 대답을 못하면 건강이 많이 좋지 않은 것, 10m 밖에서 불렀는데도 대답이 없으면 심각한 상태라는 것이다. 순간 남자는 아내의 건강 상태가 궁금해졌다. ‘신혼 분위기’를 내자는 핑계로 아내와 함께 외식하기로 한다. 남자는 의도된 느린 걸음으로 아내 뒤를 따라 걷는다. 남자는 ...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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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는 죽산면에 글램핑장을 갖춘 다목적 야영장을 다음 달 13일 개장한다고 28일 밝혔다.시는 29억 원을 들여 죽산면 용설리 용설호수 인근 2만9천200㎡에 글램핑 20동, 오토캠핑장 25면을 갖춘 다목적 야영장을 조성했다. 예약시스템은 다음 달 1일 오픈한다.사용 요금은 오토캠핑장은 평일 2만 원, 주말·공휴일 2만5천 원, 성수기(7∼8월)는 주중·주말 모두 2만5천 원이다.글램핑장은 4인기준 비수기 평일은 10만 원, 주
경기남부
한기진 기자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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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공자가 조카 공멸을 만나 물었다. "네가 벼슬한 뒤로 얻은 것은 무엇이냐?" 공멸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대답한다.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만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나랏일이 많아 공부할 새가 없어 학문이 후퇴했으며 둘째, 받는 녹이 너무 적어서 부모님을 제대로 봉양하지 못했습니다. 셋째, 공무에 쫓기다 보니 벗들과의 관계가 멀어졌습니다." 공자는 이번엔 공멸과 같은 벼슬에서 같은 일을 하는 제자 복자천을 만나 같은 질문을 했다. 복자천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저는 세 가지를 얻었습니다. 첫째, 글로만 읽었던...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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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나님께서 물으신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오직 대한독립이오’하고 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라고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고 세 번째 물으셔도 나는 더욱 소리 높여 ‘내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 "고향에 계신 부모 형제 동포여. 더 살고 싶은 것이 인정입니다. 그러나 죽음을 택해야 할 오직 한 번의 가장 좋은 기회를 포착하였습니다. 백 년을 살기보다 조국의 영광을 지...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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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 명재상 법문공의 젊은 시절 이야기다. 그가 당대 유명한 역술가를 찾았다. 이 역술가는 한눈에 사람을 알아보는 용한 재주가 있어 집 대문에 들어서면 샛문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했다. 성공할 사람 같으면 정중하게 마중을 나와 맞이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문도 열어보지 않았다. 법문공이 집 대문을 들어서는데 역술가는 문도 열어보지 않고 그냥 방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법문공이 역술가에게 물었다. "제가 재상이 될 수 있습니까?" 역술가는 당신은 그런 인물이 못되니 꿈을 접으라고 말한다. 법문공이 다시 역술가에게 묻는...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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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이야기가 나온다. 프로크루스테스는 힘이 엄청나게 센 거인이자 노상강도였다. 그는 아테네 교외의 언덕에 살면서 길을 지나가는 나그네를 상대로 강도질을 일삼았다. 특히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있었는데, 그는 나그네를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눕혀 놓고 나그네의 키가 침대보다 길면 그만큼 잘라내고, 나그네의 키가 침대보다 짧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추어 늘여서 죽였다. 그러나 그의 침대에는 침대의 길이를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어, 그 어떤 나그네도 침대의 길이에 딱 들어맞을 수 ...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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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지난 2011년 ‘웃음’이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범죄 스릴러와 역사 패러디 그리고 조크를 버무렸다. 유머가 소설의 배경이자 화두인 동시에 화법이고 형식이다. 이야기는 한 코미디언의 의문사에서 시작해 특유의 상상력으로 거침없이 달려간다. 기발한 유머와 패러디로 인간은 왜 웃는가에 대한 질문에 절묘한 결론을 내린다. 이 책 중간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2세 때는 똥오줌을 가리는 게 자랑거리, 3세 때는 이가 나는 게 자랑거리, 12세 때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자랑거리, 18세 때는 자동차...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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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대 직거래장터인 안성시 직거래 새벽시장이 24일 아양주공아파트 뒤 아양로변에서 개장, 오는 11월 30일까지 8개월간 상설 운영된다.새벽 5시부터 오전 8시까지 운영되는 새벽시장은 안성지역 14개 읍면동 지역 180여 명의 농업인이 당일 출하한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장터로, 봄나물·과채류·엽채류·특용작물·곡류·가공식품 등 다양한 로컬푸드를 판매하고 있다.안성농업인새벽시장 운영협
경기남부
한기진 기자
20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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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여우가 나무에 오줌을 누며 자신의 영역 표시를 하다 호랑이와 맞닥뜨렸다. 겁을 먹고 슬금슬금 뒷걸음질하던 여우는 가시덩굴에 걸려 더 이상 도망칠 수 없게 됐다. 꼼짝없이 잡아먹힐 처지에 놓인 여우는 꾀주머니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무사히 넘길 한 가지 꾀를 꺼내 부렸다. 여우는 성큼성큼 호랑이 코앞까지 걸어가 말했다. "나는 천제로부터 백수의 왕으로 임명됐다. 만약 네가 나를 잡아먹으면 천제의 명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에 천벌을 받게 될 거야.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내 뒤를 따라와 봐. 모든 동물들이 두려워 달아나는 ...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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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떠날 때부터/ 다시 돌아올 걸 알았지/ 눈에 익은 이 자리 편히 쉴 수 있는 곳/ 많은 것을 찾아서 멀리만 떠났지/ 난 어디서 있었는지/ 하늘 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 건 아니었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 마음 아물게 해/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가왕’ 조용필이 불렀다. 1990년에 나온 그의 열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 국내 발라드의 시작을 알린 대표적 곡이다. 감정을 분출하는 방식의 노래가 아닌 절제된 창법으로 애절한 마음을...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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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의 상설 문화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안성 남사당놀이가 이달 하순부터 다채로운 스토리로 관객을 맞는다.남사당놀이는 오는 24일 오후 안성맞춤랜드 전용공연장에서 전체 단원이 참여해 역동적인 마당극을 연출하는 ‘남사당 찬란한 희망의 시작’ 상설공연을 개막한다.올해 공연은 전문가가 참여해 불안정한 스토리를 다채롭고 탄탄하게 구성했고, 마당별로 전체 단원들이 다채로운 음악과 역동적인 안무로
경기남부
한기진 기자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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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諸葛亮)이 오장원에서 위나라 군대를 맞아 일전을 겨룰 때다. 그의 군대가 행군을 하던 중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국기가 꺾였다. 제갈량은 이것을 예사롭지 않은 징조로 받아들였고, 결국 전장에서 패배하며 병을 얻게 됐다. 백방으로 처방을 구했으나 특효를 보지 못하고 53세의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홍타시(洪他時)가 명나라와 최후의 일전을 앞둔 날 아침, 갑자기 밥상 다리가 부러져 밥과 국이 모두 그의 옷에 쏟아졌다. 순간 홍타시는 무릎을 ‘탁’하고 치며 오늘부터 소나무 소반이 아닌 명나라 궁중에서 사용하는 금소반에...
서해안
한기진 기자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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