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 하락폭이 가팔라지면서 ‘깡통전세’의 위험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테크를 통해 공개한 ‘임대차시장 사이렌’ 정보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9월 전세가율은 75.2%로 8월(74.7%)보다 0.5%p 높아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역대급 집값 하락 폭을 기록하는 경기지역 아파트·다세대주택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높아진다.

최근 들어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전세보증금이 주택 가격과 빚의 차액을 초과하는 일명 ‘깡통전세’ 피해가 점점 늘면서 우려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경기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최근 3개월간 71.7%, 연립·다세대는 83.3%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인 아파트 75.2%, 연립·다세대 83.4%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특정 지역에서 지나치게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해 깡통전세 위험이 높아진다.

경기지역 중 아파트 최근 3개월간 전세가율이 80%가 넘는 지역은 이천시, 안성시, 여주시, 동두천시, 양평군 등이다.

더구나 이천시의 경우 전세가율이 87.5%에 달해 90%에 육박한데다, 연립·다세대는 이미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을 넘어 102.1%를 기록했다.

지난해 집값이 급격히 상승한 수원과 용인, 화성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원의 경우 4개 구 중 팔달구의 전세가율이 75.4%로 위험 수위가 목전에 왔으며 연립·다세대는 이미 82.8%로 깡통전세 위험 수위를 넘었다.

용인은 처인구를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올라 78.8%를 기록했으며, 화성시는 아파트 전세가율은 다소 낮은 68.0%였으나 연립·다세대는 이천시와 함께 100%를 넘어 102.0%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보증공사로부터 전세금을 대신 받는 전세 보증사고는 지난 한 달간 경기도에서만 133건 발생했다. 액수로는 297억여 원 규모다.

보증보험 사고는 부천시에서 41건(85억여 원) 발생해 피해가 집중됐으며, 파주시에서도 19건 발생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추가 이자 상승이 암시되면서 연말 전세 보증사고가 기하급수로 늘어날지 모른다"며 "이를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창현 기자 bc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