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기 연속 무실점에다 화끈한 골 폭죽까지 두마리 토끼를 노린다.' 26일 오후 7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과 파라과이의 평가전은 사상 첫 메달 획득을 꿈꾸고 있는 아테네올림픽 본선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공수의 총체적인 짜임새를 가다듬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다음달 14일 본선 두번째 경기에서 맞붙는 멕시코를 가상한 최종 모의고사로 이번 평가전 상대인 파라과이는 적격이다.
 
이번 평가전에서는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지 여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골 결정력 부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좌우측 날개의 불균형 해소 등 눈여겨봐야 할 김호곤호의 과제가 적지 않다.
 
▶10경기 연속 무실점 도전=김호곤호는 유럽 전지훈련 도중 가진 연습경기를 뺀 공식경기에서 지난 3월3일 올림픽 예선 중국전 1-0 승리 이후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여 내친 김에 10경기 무실점 기록에 도전한다.
 
특히 `거미손' 김영광(전남)이 지키는 골문은 공식 경기 810분 무실점의 철벽방어로 김호곤 감독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
 
여기다 `키 플레이어'가 없었던 팀에 `맏형' 유상철(요코하마)이 중앙 수비수로 스리백을 진두지휘해 수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난 21일 한국과 득점없이 비긴 일본올림픽팀의 야마모토 마사쿠니 감독은 “유상철이 보강돼 한국의 수비진이 더욱 더 견고해졌고 우리로서는 뚫기가 어려웠다”고 말하며 `괴물' 히라야마의 발과 머리를 꽁꽁 묶은 유상철에게 두려움을 표시했다.
 
▶올림픽 본선 멕시코전 대비한 시험대=파라과이는 남미 축구이면서도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한 유형이지만 선수들 대부분이 남미 특유의 개인기를 지녔다는 점에서 김호곤호가 본선에서 맞붙을 북중미 강호 멕시코에 대비한 실전 훈련으로는 안성맞춤인 상대다.
 
파라과이는 체력도 상당히 뛰어나 남미 스타일이면서도 유럽 축구의 강점을 겸비하고 있고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한다는 평가다.
 
한국과 월드컵 등 국제 무대에서 여러차례 조우했던 멕시코도 남미 못지않은 개인기에다 파워를 중시하는 유럽풍의 요소를 결합한 북중미의 터줏대감.
 
남미 국가 중 멕시코와 가장 비슷한 스타일로 평가받는 파라과이와의 대결은 김호곤호에 결전에 앞선 좋은 교과서가 될 전망이다.
 
▶오른쪽 날개 살아날까=한일전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선수 중의 한 명은 왼쪽 측면 돌파를 담당한 박규선(전북).
 
박규선은 90분 풀타임을 쉼없이 뛰며 여러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 특급미드필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러나 김호곤 감독의 고민은 오른쪽 날개형 미드필더.
 
오른쪽을 맡은 최원권(서울)은 나름대로 제자리를 찾으려 애썼지만 간혹 백패스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고 미드필드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든 최태욱(인천)의 움직임도 날카롭지 못했다.
 
김 감독은 “전술적인 계산에서 의도적으로 왼쪽 측면 돌파에만 신경썼다. 이번 파라과이전에서는 오른쪽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골맛 못본 킬러들 갈증 풀까=최전방 투톱에는 조재진(시미즈)과 최성국(울산)이 배치돼 빈공에 허덕이는 김호곤호의 해결사로 다시 한번 발을 맞춘다.
 
지난 5월 올림픽 예선 중국전 선제골 이후 득점포 가동을 멈추고 있는 조재진은 `올림픽호 황태자'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는 입장이고 `한국의 마라도나'라 불릴 정도로 개인기가 뛰어난 최성국도 `마지막 한방'이 부족한 상황 .
 
올림픽호의 새 골잡이로 떠오른 남궁도(전북)는 선발 출전하는 조-최 투톱이 통하지 않을 경우 조커 카드로 뛰어들어 주전까지 꿰차겠다는 각오에 차있다.
 
김 감독은 “남궁도의 실력은 뛰어나지만 아직 국제 경기 경험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선발 출장하기에는 힘들겠지만 공격을 맡은 투톱이 제 역할을 못하면 바로 투입할 예정”이라며 은근히 경쟁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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