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영통중학교는 ‘창의인·배려인·건강인’이라는 교육목표를 세우고 미래 인재 양성에 온 힘을 쏟는다.

 영통중은 ‘배움으로 통하는 수업, 세상으로 통하는 체험, 마음으로 통하는 학생’이라는 이른바 ‘3통’을 실현하고자 교육활동에 매진한다.

 영통중 학교 도서관은 학교교육과정 주제별로 프로젝트를 운영해 전 교과시간에 독서를 활용한 과정평가, 학기말 교과융합 활동, 교과 협력수업을 진행한다.

 사서 교사가 자유학기 주제 선택 수업을 맡아 1학기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융합도서반’, 2학기에는 ‘북트레일러 제작반 수업’, 방학 중에는 미래 역량 강화 융합 독서교실을 운영함으로써 독서교육 역량이 자연스럽게 교육과정에 녹아들도록 힘쓴다.

 영통중 독서교육을 앞에서 이끄는 노연주 사서 교사의 목소리를 담았다.

수원 영통중학교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융합독서 수업에서 독서에 빠져 있다.
수원 영통중학교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융합독서 수업에서 독서에 빠져 있다.

-‘책 읽는 학교’ 운영 방식이 궁금하다.

▶영통중은 학교도서관에서 다양한 독서교육 활동을 자유롭게 펼친다. 연중 주제별 북큐레이션 서가를 운영해 이와 관련한 독후활동 이벤트를 진행한다.

해마다 3월 ‘영통중 스탬프 투어’를 진행해 북큐레이션으로 ‘마중물’ 주제 도서를 선정하고, 4월에는 학생자율동아리(학교도서관·상담실·사회복지실)가 연합해 ‘함께 읽고 책으로 공감하는 마음약국’ 독서 프로젝트 활동을 한다.

9월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서평쓰기 대회를 여는데, 관련 추천 도서를 전시하고 독후 활동으로 작가와 만나는 시간도 마련한다.

또 교실에서 책을 계속 읽도록 학교 도서관은 책말걸(독서포트폴리오)이나 책을 많이 빌린 우수 학급을 한 학기에 2번씩 뽑는다.

오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책을 집중해서 읽기를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도서관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나를 바꾸는 시간, 15분 틈새 독서’를 활발하게 운영한다.

영통중은 학교 도서관과 인공지능 융합교육 필요성을 깊이 깨닫고 교육대학원에서 인공지능 융합교육을 수료했다. 이후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1학년 자유학기 주제 선택 수업을 맡아 1학기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융합독서반’, 2학기에는 ‘북트레일러 제작반 수업’을 한다. 경기도교육청이 지원한 크롬북 180여 대도 활용한다.

지난 4월 한 달간 ‘함께 읽고 책으로 공감하는 마음약국’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대다수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과 상담실, 사회복지실을 찾아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고 처방전으로 책과 간식을 받았다.

수원 영통중 여름방학 독서교실 모습.
수원 영통중 여름방학 독서교실 모습.

-공유하고 싶은 얘깃거리가 있나.

▶앞서 말했듯 영통중은 ‘함께 읽고 책으로 공감하는 마음약국’ 독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학년 한 학생은 ‘성적 후유증’에 대한 고민 상담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사서 교사가 추천한 배유만 작가의 「스프링벅」을 추천받아 읽고 난 뒤 그 학생은 "성적만 생각하고 목표는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나처럼 성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친구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고 느낀 바를 얘기했다.

2학년 한 학생이 고민 상담을 하기에 ‘가족남남 신드롬’ 항목에 체크하도록 한 뒤 박하령 작가의 「의자 뺏기」라는 책을 추천했다.

나중에 그 학생은 "‘세월은 지나가며 사람에게 나이를 한 살씩 남겨 주고 가고, 또 그만큼씩의 상처를 새겨 주고 간다"며 "저도 주인공처럼 마음의 상처를 떨쳐내고 더 성숙하고 싶다"고 했다.

틈새 독서 수료증을 받은 학생들.
틈새 독서 수료증을 받은 학생들.

-독서 공간에 대해 특별히 할 얘기가 있나.

▶영통중 학교 도서관은 교실 4칸 정도 크기인데, 학생들이 마음놓고 모둠활동을 진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공간을 세 곳으로 나눴다. 학습공간 30석, 열람공간 30석, 모둠 온돌방 공간 16석을 마련해 개방감이 좋다. 모둠별 토의활동이나 탐구활동도 가능하고, 개인별 북트레일러 제작을 실습할 때도 활용하기에 적당하다.

게다가 온돌방 공간에는 잡지나 만화책을 둬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편하게 찾아와 쉬는 ‘쉼터’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마음약국 독서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고민 상담 신청서를  제출한 뒤 책을 처방받았다.
‘마음약국 독서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고민 상담 신청서를 제출한 뒤 책을 처방받았다.

-학생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사서 교사로서, 학생들의 독서교육을 책임지는 교사로서 학생들이 독서활동으로 삶의 지평을 넓히는 바탕을 마련하길 바란다.

자율동아리를 꾸려 학생이 주도하는 독서문화 캠페인을 전개하고, 모든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책 읽는 학교’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물론 ‘책 읽는 학교’를 운영하면서 독서교육 활동을 더 많이 계획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

지난 19일 「페인트」의 저자 이희영 작가와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영통중 학생들이 다시는 오지 않을 자신만의 중학교 시절을 만들었으면 한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수원 영통중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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